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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표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역사 강의] (9) 제주의 편액(하)
제주향교 계성사에 제주 명필가 흔적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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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향교 계성사 외부 편액.

유교 오성 부친 모신 사당
외부 걸린 현판 김용징 제액
정의향교 명륜당 ‘동자’ 누구
의문당은 추사 김정희 글씨
삼읍 향교 대성전 모두 모각


제주성 동문, 서문, 남문에는 각기 명칭이 있었다. 제주읍성 동성(東城)의 문은 제중루(濟衆樓)였다. 제중은 대중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1808년 한정운 목사가 중수할 때 연상루(延祥樓)로 개편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상은 '상서로움을 널리 편다'는 의미다. 남성(南城)의 문은 '먼 곳까지 평정하다'는 뜻인 정원루(定遠樓)다. 서성(西城)의 문은 백호루(白虎樓)로 도교에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인 사신에서 유래했다. 1773년 박성협 목사가 서쪽을 진압하는 요새지를 뜻하는 진서루(鎭西樓)로 개편했다.

제주향교 대성전(大成殿)은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전각이다. 정의향교, 대정향교를 포함 제주 삼읍 대성전 현판은 서울 성균관의 대성전 글씨(석봉 한호)를 모각한 것이다. 명륜당은 유생과 교수 간의 강학이 이루어진 강당이다. 1778년(정조 2) 목사 황최언이 주자의 필체인 서울 성균관의 '명륜당' 편액을 모방해 썼다. 전국적으로 일부만 남아있는 계성사(啓聖祠)는 목인배 목사(1853~1855년 재임)가 창건한 것으로 유교 오성(五聖)의 부친을 모신 사당이다. 현재 계성사 편액은 두 개가 걸려 있다. 외부는 흑색 바탕에 흰색으로 글씨가 써 있으며, 제주 문장가이자 명필가였던 정헌 김용징이 제액했다. 내부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써 있는데, 석농 이종우의 글씨다.

제주향교 계성사 내부 편액.

정의향교의 명륜당 현판 왼쪽에는 '숭정팔년동자정상명서(崇禎八年童子鄭尙明書)'라고 쓰여 있다. 숭정 8년은 1635년(인조 13)이고 '동자(童子)' 정상명이 썼다는 내용이다. 동자가 과연 어린 아이를 뜻하는지, 조선초 사림파의 스승인 김굉필의 '소학동자(小學童子)'의 동자를 인용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대정향교 명륜당 현판은 순조 때의 대정현감 변경붕이 주자(朱子)의 글씨를 집자(集字)해 만들었다. 의문당(疑問堂)은 대정향교 유생들의 강학 공간이다. 의문(疑問)은 '의문이 생기면 질문하라'의 뜻으로 '논어' '계씨' 편에서 유래했다. 의문당 현판은 대정향교의 훈장 강사공이 1846년(헌종 12) 추사 김정희에게 부탁하여 받은 글씨로 오재복이 새겼다고 한다. 현재 의문당 현판은 새로 만든 모각 현판이 걸려 있고, 원본은 제주추사관에 있다.

귤림서원(橘林書院)은 조선후기 유배인, 목사, 어사로 제주를 방문했던 오현(五賢)을 모신 사당과 지방 유생들이 강학하는 공간이다. 현재의 오현단을 말한다. 향현사(鄕賢祠)는 제주 출신 유학의 선현(고득종, 김진용)을 모신 사당이다. 장수당(藏修堂)은 귤림서원의 강당으로 유생들의 강학 공간이다. 장수는 '책을 읽고 학문에 힘씀'의 뜻으로 '예기', '학기' 편에 나온다. 삼천서당(三泉書堂)은 제주향교와 귤림서원 유생을 제외한 제주목 학생들의 강학당이다. 삼천은 '세 곳의 샘'을 의미하는데 서당 터에 산저천, 감액천, 급고천의 세 샘이 솟아나 산지천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제액했다. 김정의 '삼천서당상량문'에 의하면 "처마 사이에 '삼천'이라고 현판을 걸어둔 것은 '과감하게 실천하면서 묵묵히 덕을 기르는' 몽괘(蒙卦)의 상(象)을 취했다"라고 했다.

제주성 부속 건물인 운주당(運籌堂)의 운주는 '점치는 데 필요한 산가지를 놀린다'는 뜻이다. 유방(劉邦)과 장량(張良)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편액은 이산해가 썼다고 전한다. 1566년 곽흘 목사가 동성을 퇴축하고 운주당을 세운 뒤 30여년이 흘러 이경록 목사가 산저천 위에 정자 하나를 지어 댓구로 결승정(決勝亭)이라 이름붙였다. 제이각(制夷閣)은 제주 성안을 조망하고, 외적 침입의 징후를 두루 살피기 위한 제주성 남동쪽 치성의 누각이다. 공신정(拱辰亭)은 여러 별들이 북극성을 향하는 것처럼 사방의 백성들이 임금에 복종한다는 뜻으로 신찬의 '공신루기'에 의하면 제액은 두보의 시 '중야(中夜)'에서 취했다고 밝혔다. 향사당(鄕社堂)은 온 고을 사람이 모두 모여 활쏘기와 함께 주연을 베푸는 향사례(鄕射禮)를 행하는 향사당(鄕射堂)에서, 지방호적을 보관 관리하는 곳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 향사당(鄕社堂)으로 바뀌었다.

조천진의 객사인 연북정(戀北亭)은 변경의 신하가 왕을 향한 충심을 잃지 않기 위한 뜻을 드러낸 명칭이다. 옛 편액은 쌍벽(雙碧)으로 목사 이옥 때에 세웠다. 목사 성윤문이 중수해 예전의 규모를 더욱 늘려 편액을 연북정으로 고쳤다.

*강의 영상은 한라일보 유튜브 채널(촬영·편집 박세인 기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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