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아동학대
2021-02-22 13:00
허성환 (Homepage : http://)

원본 이미지 보기
끊임없는 아동학대


외국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을 가족과 함께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며 보냈다거나,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웠다거나, 나무를 베어 통나무집을 지었다거나 하는 구절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혹은 잔디를 깎는 법에 대해서, 인디언 텐트에서 지낸 날들에 대해서, 자신의 비밀을 지하실에 넣어 뒀다는 따위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옥상이나 다락방, 뒤뜰, 앞마당의 이야기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 문학에서 찾아보는 유년 시절의 이야기들은 시절 탓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가난과 부모의 불화와 먹지 못해 힘겨웠던 이야기와 부모나 선생님에게 맞으며 자랐던 이야기들이 많다.
개인의 유년기는 그 나라의 문화나 정서와 관련되어 있다. 격동기를 겪은 우리의 상황을 생각하면 포근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 그리 흔치 않다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문학 속에서 쉽게 찾아지는 유년시절의 따뜻한 정서가 부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정서가 삶의 바라보는 시선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폭력이 폭력으로 인정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부부간의 칼을 든 싸움도 가정의 문제로 치부되고,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의 행위도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염려로 치부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리는 일도 사랑의 매 혹은 지도라는 이름으로 묻히곤 했다.
우리가 아동학대나 폭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그럴만한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폭력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일로 고발당하는 일이나, 부부간의 갈등에 공권력이 개입되고,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 데이트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엄벌을 받는 일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다. 그 동안 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많이 달라진 탓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하는 의식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뉴스를 통해 아동폭력 소식을 들어야 하고 아이들의 죽음을 목도하는 것은 슬프다 못해 개탄스러운 일이다. 자식을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들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아이를 한 인격체가 아니라 단순히 보살피고 지도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기는 풍토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이런 폭력은 계속될지 모른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유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인격체다. 아이들은 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미숙한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학대하고, 하나의 인격체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못하는 사회적 문화와 분위기가 하루 빨리 달라져야 한다.
최근 아동학대 뉴스가 줄을 잇는다.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여전히 이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더 이상 아이들을 향한 학대나 폭력,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만나지 않았으면 한다.
허성환(농협 구미교육원 교수. 010-2805-2874)

No 제목 이름 날짜
4062 2026년 전국장애인체전을 먼저 개최하는 특별한 이유  ×1 ×1 제주도청 전국체전기획단 강수연 07-01
4061 사)제주YWCA초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6.25 전쟁 75주년 교육’ 진행  ×1 (사)제주YWCA초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 06-30
4060 (사)제주YWCA초·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주중체험활동프로그램 ‘복작…  ×1 (사)제주YWCA초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 06-27
4059 우리 팀이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이유  ×1 제주시청 여성가족과 허성진 주무관 06-27
4058 반려견 등록은 의무입니다  ×1 심소연 06-26
4057 다시 찾아온 제주의 푸르른 바다, 관광 쓰레기 문제에 다시 주목해야...   ×1 신하늘 06-26
4056 지하수를 지키는 가장 힘 있는 목소리, 바로 ‘도민’입니다.  ×1 물정책과 이준호 06-25
4055 6·25참전유공자회 제주지부–한전MCS(주) 제주지사직할지점, 보훈의 달 맞아…  ×2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제주특별자치 06-24
4054 추락하는 서귀포 구도심 상권 이대로 놔둘 것인가?”  ×1 ×1 김장관 06-23
4053 도민감사관의 역할  ×1 ×1 도민감사관 김용균 06-23
4052 (사)제주YWCA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청소년 도박문제예방교육’ 진행  ×1 (사)제주YWCA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 06-20
4051 제주 관광개발과 생태보전, 기로에 선 ‘관광 1번지’  ×1 김한휘 06-20
4050 제주 관광개발과 생태보전, 기로에 선 ‘관광 1번지’  ×1 김한휘 06-20
4049 무알콜 제도의 필요성: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선  ×1 이도이동주민센터 심소연 06-18
4048 독·미·프국의 ‘폭력으로부터의 보호법' 한국의 과제 '가해자 주거 분리  ×1 이도이동주민센터 심소연 06-18
4047 정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1 고동현 06-14
4046 제주에서 울리는 평화의 종, 6.25를 기억하다  ×1 문지하 06-14
4045 (사)제주YWCA초·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심폐소생술(CPR)교육’ 진행  ×1 (사)제주YWCA초중등청소년방과후아카 06-14
4044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하루, 세계 리필의 날  ×1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송유진 06-13
4043 가슴에 새기는 호국보훈  ×1 한국자유총연맹 제주특별자치도지부 회장 06-12
4042 서귀포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 사랑의열매 “동서남북 ᄀᆞ망ᄀᆞ망” 프…  ×1 서귀포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 06-11
4041 한국에너지종합기술,코리오제너레이션과 O&M 협력 위한 양해각서 체결  ×1 한국에너지종합기술(주) 06-10
4040 제주 삼다콘서트, 도심 속 여름밤의 낭만을 노래하다  ×1 문지하 06-09
4039 6월 17일, 사막화 방지의 날 - 황폐해지는 땅을 지키는 우리의 약속  ×1 강지상 06-09
4038 생명을 나누는 손길, 헌혈자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며  ×1 김제현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