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원도심 옛 관광극장 철거 수순

서귀포 원도심 옛 관광극장 철거 수순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서귀포시, 9월 중 철거 방침
1960년 준공 후 원도심의 문화공연으로 시민들과 호흡
주민들 "결정후 통보 아쉬워"…시, "공간 활용 연구용역"
  • 입력 : 2025. 09.10(수) 17:44  수정 : 2025. 09. 10(수) 17:5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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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준공된 서귀포시 1호 극장으로 영화 상영에서부터 크고작은 문화예술공연이 열려온 옛 서귀포관광극장이 안전상의 우려로 철거된다.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속보=서귀포시 지역 최초의 극장이자 원도심인 이중섭거리의 상징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60년 넘게 주민들과 호흡해온 옛 서귀포관광극장이 철거 수순을 밟는다. 1960년 준공된 연면적 825.39㎡의 관광극장이 정밀안전진단(본지 6월 17일 3면 보도)에서 가장 낮은 E등급을 받으면서다. 지역주민들은 "철거를 결정해 통보하는 식"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서귀포시는 관광극장 철거 후 내년에 공간활용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10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붕없는 노천극장으로 운영돼 온 관광극장의 디귿(ㄷ) 자 형태의 벽체를 9월 중 철거할 계획이다. 시는 관광극장과 바로 접해있는 이중섭미술관 신축을 위한 터파기 공사를 앞두고 관광극장 벽체 전도 위험에 따라 5~8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했는데, A~E등급 중 안전상 문제가 심각한 E등급을 받았다. 앞서 2013년 정밀안전진단에서는 D등급을 받아 일부 보수보강이 이뤄졌다.

서귀포시는 9일 오후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관광극장 철거 방침을 밝혔다.

정밀안전진단을 맡은 (주)부성이엔씨 측은 "1960년 준공된 관광극장 석축 벽체는 높이 약 9.8m , 총 길이 70.2m로 현무암석을 이용해 홑담으로 시공됐다. 석축 벽체의 횡력은 모르타르 바름에서 저항하고 있으나 모르타르 노후화와 일부 구간의 모르타르 미시공으로 차량 진동·지진·풍력으로 횡하중 발생시 최상단 구간부터 붕괴 우려가 있어 철거 후 대책방안 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콘크리트 건축물 구조부재에서 철근 부식에 의한 콘크리트 박락(표면이 벗겨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조사되고, 2013년 정밀안전진단 자료와 비교하면 결함사항 발생 면적이 약 2.7배 증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콘크리트 탄산화, 누수·누습으로 철근 부식이 진행되고 팽창하면서 철근을 감싸고 있는 콘크리트가 파손돼 탈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같은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9월부터 석축을 철거하고, 나머지 관광극장 입구쪽 건물은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철거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 철거공간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계획을 밝혔다.

9일 오후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문미숙기자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관광극장 철거 후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사용하겠다는 설계라도 밝혀줘야 하는데, 철거만 통보하는 것 같아 갑갑하다"고 했다. 또다른 주민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극장이 지켜지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 이제껏 지켜온 공간을 행정이 매입해놓고 허문다는데 행정의 의지의 문제 아니냐"고 했다.

또 한 문화예술인은 "공연 때 위쪽에서 모르타르가 떨어지고, 전기합선 위험으로 극장 폐쇄를 제안한 적이 있다"며 "붕괴 우려가 있는 극장을 철거하고, 지역주민도 문화예술인도 원하는 대안을 만들어 원도심의 중심 브랜드가 될 수 있게 시에서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이라도 나왔으면 보수보강을 검토하겠지만 E등급으로 안전상 철거해야 할 상황"이라며 "철거 후 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용역을 내년 진행할 예정인데, 용역 전에 지역주민과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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