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여자·수혜자 모두 부작용 없고 심리적 만족도 높아도내서 모든 종류 이식수술 가능… 원정진료 부담 최소화
[한라일보] 장기이식은 의료진 입장에서 보면 수술 중에서도 고난도 치료방법 중 하나다. 반대로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가능성이 높은 의료술이다. 제주지역에서 많은 환자들이 장기이식수술을 원하지만 인력·기술적인 한계 등으로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제주대학교병원은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을 성공했으며, 정밀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수술로 진행했다. 현재 제주에서 거의 모든 장기이식이 가능할 정도로 의료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원배 제주대병원 외과과장을 통해 장기이식과 로봇수술에 대해 알아본다.
▶도내 최초 혈액형불일치 신장이식 성공
장원배 제주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최근 로봇 생체신장이식 수술에 나서 잇따라 성공했다.
A사례는 60대 어머니가 30대 딸에게서 신장을 공여받은 생체신장이식이다. 어머니는 당뇨병성 신증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됐고 곧 투석을 시작해야 하는 상태였다. 다행히 딸이 신장을 공여하면서 투석을 거치지 않고 이식이 이뤄졌다.

제주대병원 로봇이용 장기이식 수술 현장.
B사례는 50대 후반의 아버지가 20대 딸을 위해 신장을 공여했다. 20대 딸은 글로불린 A의 신장 침착에 의한 신장기능 저하로 곧 투석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사례와 마찬가지로 생체신장이식으로 투석을 거치지 않고 신장이식으로 이어졌다.
두 사례의 생체신장이식 중 A사례인 모녀간의 생체신이식은 혈액형 불일치 케이스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공여자인 딸은 AB형, 수혜자인 어머니는 A형으로 지금까지 제주에선 수술이 불가능한 케이스였다. 장원배 교수팀은 수혜자의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투여와 같은 전처치를 통해 거부반응 없이 수술할 수 있었다.
혈액형 불일치 장기이식 수술은 대도시권 대형 종합병원에 한정돼 주로 행해졌으며, 제주에서 최초로 성공됐다. 앞으로 생체신장이식을 원하나 혈액형 비적합으로 할 수 없었던 도내 희망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공여자인 딸이 두 아이의 엄마였고, 육아 등을 위해 수술 이후 빠른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를 고려한 결과 공여자 신장 적출술을 통증과 회복기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로봇수술로 시행해 수술 이후 빠른 회복과 퇴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B사례는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일치하는 사례였으나 수혜자가 젊은 여성임을 감안해 공여자인 아버지와 가족의 요청으로 수혜자 여성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수행했다.
▶두 사례 모두 로봇수술로 진행
이번 수술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장원배 교수팀이 A와 B사례 모두 로봇(다빈치X)수술로 생체신장이식 수술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로봇 신장이식 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 환자의 통증과 흉터, 수술 합병증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특히 렌즈와 모니터를 통해 10배 이상 확대된 시야와 다각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관절로 신체장기 등을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제주대병원 로봇이용 장기이식 수술 현장.
A사례에서 공여자인 딸이 빠른 회복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로봇수술이 최적화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로봇을 통한 장기이식수술로 공여자인 딸은 일주일 만에 퇴원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B사례 역시 로봇수술로 생체신장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수혜자가 젊은 여성임을 감안해 공여자인 아버지와 가족의 요청으로 수혜자 여성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수행했다.
수술자국을 최소화하면서 또한 수술창을 하복부로 이동시켜 평상시 노출이 되지 않은 곳으로 유도해 수술을 진행했다. 수혜자가 20대 여성임을 감안해 향후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로봇을 통해 신장이식수술로 전통적인 개복수술보다 절개부위를 최소화했고, 절개창을 복부 아랫부분에 했기 때문에 회복된 이후 수술흔적이 바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심리적 만족도가 높았다.
▶혁신적 이식수술 추진
수년 전만 해도 제주도 내에서 신장을 비롯한 장기이식수술의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은 수도권 등 타 지역 대학병원을 찾아가 수술 및 치료를 받아야 하는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장원배 외과교수
제주대병원은 우수인력 및 첨단 의료장비를 확보하는 등 많은 준비와 투자로 모든 종류의 이식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장원배 교수는 "이번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성공으로 그동안 도내에서 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이 제주에서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며 "사실상 제주에서 모든 장기이식수술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수술을 통해 공여자 및 수혜자 모두에게 보다 정밀하고 통증을 경감시켜 주며, 흉터 최소화로 심리적인 만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적인 면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 극히 일부의 병원에서만 공여자와 수혜자의 동시 로봇 신장이식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사례는 제주대병원 역시 대도시의 대형병원 수준의 이식수술을 도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보다 정밀하고 안정적인 장기이식 수술을 제공하기 위해 최신 로봇 한 기를 추가로 보유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을 넘어 교차반응 양성 환자의 생체신장이식도 보다 정밀한 준비를 통해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로봇 등으로 보다 정밀하고, 안정적인 생체 및 뇌사자 간이식 수술도 추진한다.
[건강Tip] 신장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신장(콩팥)은 혈액을 정화하고 몸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중요한 기관이다.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조절하면서 생체 항상성 및 혈압을 유지하고 칼슘·인 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초기에는 자각 증상도 거의 없어 평소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식단관리가 필요하다.
신장에 좋은 건강식단의 핵심은 저염식, 저단백 원칙에 고품질 단백질, 칼륨·인 조절, 항산화·항염식품 섭취에 있다.
짠 음식은 신장 부담의 주범이기에 나트륨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단백질도 너무 많이 먹으면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자는 특히 칼륨과 인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 항산화·항염식품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 건강을 도와 신장을 보호해야 한다.
신장에 좋은 음식으로는 ▷저칼륨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컬리플라워(꽃양배추) ▷항산화와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블루베리 ▷혈압 조절과 항염 작용에 뛰어난 마늘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고 신장세포를 보호하는데 탁월한 적포도 ▷항산화에 도움이 되는 양파 ▷인이 적게 들어있는 식품인 달걀흰자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고 염증 억제에 좋은 올리브오일 ▷신장 기능을 보조하는 펙틴 성분이 풍부한 사과 ▷비타민C와 항산화가 풍부한 브로콜리 ▷칼륨이 낮고 비타민 A·C가 풍부한 붉은 피망 등을 들 수 있다.
위의 식품들을 언제 먹으면 효과가 더 좋을까. 아침에는 노폐물 배출과 혈당 안정화를 위한 블루베리·사과·달걀흰자를, 점심에는 항염 효과와 포만감을 주는 브로콜리·마늘·피망을, 저녁에는 소화 부담이 적고 흡수율이 높은 컬리플라워·올리브오일 등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신장에 무리를 줄까. 아침엔 시리얼 한 그릇, 점심엔 자박하게 끓인 김치찌개, 그리고 저녁엔 치킨과 콜라…. 이러한 고당분·고나트륨 식품을 무심코 먹는 습관이 신장을 망친다.
특히 우리가 신장 건강을 위해 가급적 피해야 할 대표적 음식은 ▷햄·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 ▷라면·컵밥 등 인스턴트식품 ▷시리얼, 가당 요거트 ▷아몬드 우유, 견과류 과다 섭취 ▷탄산·에너지 음료 ▷찌개나 곰탕 등 국물 음식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바나나, 감자, 토마토주스 ▷초콜릿, 밀크셰이크 ▷소고기, 돼지고기 등 과도한 붉은 고기 ▷조미된 김, 간장 양념류 등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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