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온라인으로 관람객 맞이
조만간 현장에서의 관람 가능할 듯

옛 교과서·책가방 등에 추억 가득
오늘날 제주교육의 흐름을 한눈에
10년 뒤에 부치는 편지 이벤트도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뀔 때 3학년이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은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뀐 이유를 설명하며 과거 일본의 만행을 역설했다. 하지만 정작 수업 중에 당신이 실수로 국민학교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일제시대의 잔재가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교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해 제주에서는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

초등학교를 비롯해 학창시절의 기억은 당시를 함께했던 친구들과 여태껏 관계를 유지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친구를 만나도 "실뱀을 지렁이인줄 알고 채집했다가 교실이 발칵 뒤집혔지", "수돗물이 하얀색으로 나오면 소독물이라 더 마셨지" 등의 추억을 얘기하면 어색함은 금세 사라진다.

이러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가 제주에 존재한다. 올해로 개관 25년을 맞은 '제주교육박물관'이다.

마침 제주교육박물관에서는 개관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25년의 기억 : 제주교육박물관'이라는 주제로 이뤄지는 특별전인데, 코로나19로 임시 폐쇄된 박물관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먼저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제주도가 6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공시설을 개방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특별전은 ▷제주교육박물관 문을 열다 ▷제주 교육자료의 보고 ▷전시로 보는 제주교육 ▷박물관을 빛나게 하는 교육 등 4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제2전시설.

먼저 '제주교육박물관 문을 열다'는 1991년 '제주교육사 진열실 설치안 수립' 단계부터 1994년 교육부의 설치 승인, 1995년 4월 29일 개관에 이르기까지 진행됐던 공문서와 언론보도, 공사 현장, 개관식 등 개관 과정을 담은 자료가 전시된다. 이어 '제주 교육자료의 보고'에서는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약 3만7000여개에 이르는 수집유물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다. 전시실에 모형 수장고를 설치, 그 안에 실제 수집유물을 비치한다. 종류는 조선시대 임명장부터 추첨기, 책가방, 책상, 교과서, 주판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

추억의 교실.

'전시로 보는 제주교육'은 박물관 내 4개의 상설전시관 및 특별전시관에 대한 소개가 진행된다. 4개의 전시실에는 ▷탐라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제주교육 역사 ▷광복 이후부터 제주4·3, 한국전쟁 당시의 제주교육 ▷과거 제주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진 제주교육문화 ▷시대별 교과서 등으로 분류돼 있다. 또한 제주어 전시관과 1960~80년대를 재현한 추억의 교실, 추억의 거리 등이 마련돼 있다.

야외 전시장.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빛나게 하는 교육'은 25년 동안 제주박물관이 진행했던 향토문화학교, 주말 박물관 학교, 전통문화 강좌, 문화유산 답사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사진 전시가 이뤄진다.

이 밖에도 제주교육박물관에는 '피그말리온의 편지함'이 마련돼 편지를 넣으면 10년 후에 발송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김희운 제주교육박물관장은 "제주에서 하나뿐인 '교육' 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해온 그동안의 성과를 조명하는 기념특별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교육과 함께해온 제주교육박물관의 과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제주교육과 박물관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제주교육박물관 또한 이번 전시를 앞으로 다가올 제주교육 100년을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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