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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기] (7)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
영화로 보고, 글로 읽고, 귀로 듣는 클래식의 향연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9.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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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시민의책읽기위원회 김수자 위원(왼쪽)이 예촌작은도서관 최미정 사서와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49편의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
장르 넘나드는 흥미로운 해석
베토벤·쇼팽·바흐 등 클래식
장면장면을 빛나게 만든 곡들
영화 메시지와 공생하는 역할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누구나 봤음직한 49편의 명작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클래식 곡들을 영화이야기와 함께, 장르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해석을 통해 친절하게 안내한다. 최영옥 저, 다연





▶대담자 : 최미정(신예1리 예촌작은도서관 사서)

대담 진행: 김수자(서귀포시시민의 책읽기위원회 위원)



▶김수자(이하 김): 처음 제가 어떤 책으로 대담을 진행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선택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최미정(이하 최): 영화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는데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제목이 눈에 들어와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영화와 음악의 만남은 일상이지만 만남의 이유를 듣는 것은 특별한 일일 것이라 생각한 이유도 있습니다.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바로 도서구입을 했습니다, 도서관에 오는 분들께 추천도하고 영화와 음악을 유튜브 검색을 해가며 읽었습니다.



▶김: 이 책은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가 선정한 도서중 하나인데 독자를 위해서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 : 49편의 명작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클래식 음악을 최영옥 음악칼럼니스트가 영화 이야기와 더불어 깊이 있고 재미있게 풀어 낸 책입니다. 예를 들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호프만의 이야기' 중 뱃놀이가 삽입된 부분에선 인생의 불행과 행복을 심사숙고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미 본 영화지만 음악과 연결시켜 풀어낸 이야기를 읽으니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에 집중하여 영화를 다시 보니 감상이 달라지는 경험도 즐거웠고, 영화와 별개로 음악만 따로 찾아서 들어도 좋았습니다. 관심 있는 영화도 다시 찾아보게 되고, 클래식 음악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김 : 평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시나요? 선호하는 음악가는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 : 즐겨 듣기는 하는데 깊이 있게 공부해 본 적은 없어서 솔직히 클래식 채널에서 라흐마니노프니 G장조니 뭐니 하면 그냥 넘어가고 아~ 음악 좋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선호하는 음악가를 꼽는다면 엘가입니다. '사랑의 인사'를 좋아하기 때문인데 이 책을 통해 아내를 사랑하는 엘가의 마음이 잘 표현됐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김 : 제목이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인데 영화는 대중예술이고 클래식은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과 연주법에 의한 음악인데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클래식이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하나요? 어떤 점이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최 : 그저 단순히 영화에 삽입 된 클래식 정도를 소개해 주는 책이겠거니 쉽게 접근했는데 어떤 이유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였는지도 자세히 알게 되고, 영화감독이 정말 세심하게 음악을 고른 것도, 또 그 음악을 통해서 영화가 우리에게 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든다면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파리넬리'에 인용한 것이라든지, 차이콥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 오페라'를 영화 '리플리'에서 주인공이 신분상승을 이룬 후 처음 보러 간 오페라 속의 주인공이 톰처럼 친구를 죽인 비정한 인물이라는 것도 이렇게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가 던진 신의 한 수였다고 보입니다.



▶김 : 평소 영화를 즐겨 보시나요? 인상에 남았던 영화를 소개해주시고 이 책의 저자와 다른 생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최 : 영화는 정말 좋아하죠. 이 책을 읽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보게 됐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고, 참담했고, 끝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스필만이라는 피아니스트가 대학살을 피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숨어 지내다 결국 독일장교에게 발각된 순간, 스필만은 죽음을 눈 앞에 둔 상황이었지요. 그런 극도의 긴장감속에서 독일군 장교 앞에서 '쇼팽의 발라드1번'을 연주하게 됩니다. 쇼팽 또한 폴란드 출신인 점, 유대인 대학살이 자행되는 시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했던 피아니스트였던 점을 생각해 보면 절묘한 조합을 이룬 영화와 음악이란 생각이 듭니다. 또한,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를 만든 것은 폴란스키 감독도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로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승화시켰던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 : 클래식하면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입니다. 이 책은 영화와 접목한 클래식에 대한 해설을 통해서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쓰였다고 봅니다. 선생님께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이야기를 꼽는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느낌을 말씀해주세요.

최 : 영화 '클래식'에 쓰인 파헬벨의 '캐논'이 인상 깊었습니다. '클래식'이란 영화 제목에 걸맞게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인 '캐논'이 쓰였는데 첫사랑이라는 그 아련하면서도 열병처럼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캐논' 선율로 연결한 감독의 선택에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삶이 너무 무미건조 해졌을 때,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을 때 이 영화와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 : '레옹'의 타락한 형사의 잔인함과 대조적으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사용한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혹시 '프라이얼 피어'에 사용된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최 : '레퀴엠'은 진혼곡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하지만, '환희의 송가'는 좀 더 밝고 웅장해서 잔인함이 극대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밝음 옆에서 어두움이 더욱 강조되니까요. 모순적인 배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의 효과라 생각합니다.



▶김 : '쉰들러리스트'에 바흐의 '영국모음곡 2번'을 사용한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최 : 바흐는 폐쇄적인 독일인이 아니라 너그럽고 넓은 시야의 인물이었고, 음악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였습니다. 독일적인 가치를 최고의 것으로 내세웠던 나치가 정작 자신들의 음악적 전통을 빛낸 바흐와 모차르트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바흐가 자신들과 다른 길을 걷고 지향했던 독일인이었음을 나치가 빠트린 대목이 아니었을까요? 게르만족 우월성을 신봉하던 나치 논리의 허구성을 의미심장하게 꼬집어주는 역할을 한 셈이죠. '쉰들러리스트' 뿐만 아니라 여기에 소개되는 영화와 음악들이 매치가 잘 되어 있었어요. 그렇게 관련시킨 배경이 있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 : 음악을 비롯한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최 : 스필만을 살려준 독일 장교는 무슨 이유에서였을까요? 그 질문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극도로 예민하고 불안한 전쟁에서 유대인 피아니스트의 음악을 듣고 살려주고 보호해주는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결국엔 우리 삶에 있어서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삶의 윤활유이자 자성의 기회이고 우리의 모든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공감대라고 생각합니다.



▶김 : 영화에서 음악을, 특히 클래식 음악을 뺀다면 어떨 것이라 생각합니까?

최 : 음산한 분위기에 으스스한 음악을, 슬픈 대목엔 슬픔을 배가 시킬 수 있는 음악을 적절히 배치해야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아지겠죠. 음악으로 영화를 기억하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보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에 얽힌 사연과 영화의 메시지도 공생의 관계라 생각합니다.



▶김 : 이 책을 읽기전의 영화와 클래식에 대한 생각과 이 책을 읽은 후의 생각에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그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 :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막연히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음악가의 성향까지 모든 걸 공부한 후에 그 영화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 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도서관의 사서로서 느낀 점과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최 : 저는 책을 읽는 것이 굉장히 좋은 세계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책속에서 꿈도 꿔보고, 책에서 또 다른 자아도 만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거든요. 작은 공간에서 커다란 세상을 만나는 경험은 오직 작은 도서관 사서만이 할 수 있는 경이로운 일이라 자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즐거운 기획자입니다. 제가 주민들과 향유하고 싶은 일들을 기획하고 해내는 과정이 즐겁고, 또 함께 어울리는 일이 재밌습니다.



예촌작은도서관


지역주민들에게 문턱이 없는 친근한 곳으로 주민들이 모여 편하게 차 한 잔 하면서 책을 읽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책놀이 지도사 2급 자격증과정, 중장년 색소폰교실, 아동요리교실, 천연염색 수업, 사진인문학교실 등이 있으며 도의회 의장상 2회 수상을 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디딤돌 사업 추진,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제남도서관 연계사업, 작품발표회 및 음악회 진행 등 다양한 행사도 하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중앙로 37. 문의 전화 064-76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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