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10기 HRA 수료식에서 학생들이 1년의 교육을 받은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제주 연고 없는 교수진 재능기부 '화제'
삶의 경험과 노하우 학생들에게 쏟아내
최근 10년간 278명 수료… 취업률 70%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하지 않아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니 공부가 너무 재미없었다. 대학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해 '이 수업'을 받고나서야 뒤늦게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이 수업'은 바로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제주도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HRA(Human Renaissance Academy)다. 지난 24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10기 수료식에서는 30명이 수료했다. 수료장을 받고 난 뒤 한 마디씩 수료 소감을 말하며 식장은 곧 눈물바다가 됐다. 이들이 눈물을 훔친 이유는 지난 1년 동안 받은 관심과 사랑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 대한 감사함 때문이다.

▶수료 후 현장투입 가능 인재 육성 목표= HRA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으로 업무능력(Competence)과 성품(Character), 사명감(Commitment)을 갖춘 '3C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 단기적으로 대학생들의 취업능력 향상, 장기적으로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 육성을 목표로 한다. 매년 9월에 시작해 그다음 해 8월에 끝나는 1년 과정으로 HRA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40주 수업을 받고 이어 7박 8일 겨울캠프, 멘토링, 봉사활동, 기업체 인턴십 등을 거친다.

커리큘럼을 자세히 살펴보면 1년에 배워야 할 고전이 100권, 매주 조별 기업실무 케이스 스터디, 한국경제사, 영어 세션, 스피치 훈련, 명사 특강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80시간 이상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고 관심 분야에서 두 달 동안 기업체 인턴십까지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제주에 연고 없는 시니어들의 재능기부= 가장 인상적인 것은 대기업, 금융기관의 전·현직 간부들의 재능기부로 수업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대부분 제주가 고향도 아니지만 HRA에서만큼은 '교수'로서 그동안의 삶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껏 쏟아냈다. 지난 10년 동안 HRA와 제주청년들을 위해 서울, 광주, 베이징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온 거리를 어림잡아 100만km가 넘는다. 약간의 강사료를 받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수업 후 제자들과 '뒤풀이'를 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허다하다.

HRA의 고전 강독을 맡아온 문창재 교수는 "시작할 때에는 전문성 없는 사람이 남을 지도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용감하게 받아들여 10년이 지났다"며 "수업이 끝난 뒤 저녁식사를 하면서 젊은이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앞으로 또다른 10년을 기약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278명의 수료자를 배출했으며 9월 현재 11기 26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 중 대부분 재학생이 많은 기수를 제외한 1~7기의 취업률은 약 70%(수료생 192명 중 134명 취업)에 이른다. 사회로 진출한 졸업생 143명은 일반 기업에 54명, 공공부문 31명, 금융권 24명 등으로 각 분야에서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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