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9월 제주시 조천읍 소재 A기업 부지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산물 처리장'으로 지정됐다. 이후 처리장에는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을 '열병합발전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매립 작업이 진행됐고, 2015년까지 총 6만4000여본이 땅에 묻혔다. 이중 1만6000본은 열병합발전 연료로 사용됐지만, 경제성 저하로 인해 남은 4만8000본은 고스란히 땅에 묻혀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2017년부터 매몰지 땅 꺼짐 현상과 발화에 따른 연기·악취 민원이 제기되면서 나타났다. 땅 속에 있는 고사목에서 발생한 열과 부패로 인한 가스가 상호작용을 일으켜 불이 난 것이다. 땅 꺼짐은 부패한 고사목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에 탄 고사목.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도 관계자는 "발화로 인한 연기가 인근 감귤농가에 영향을 미쳐 생육 저하 등의 피해가 있었다. 주민들도 악취 관련 민원을 잇따라 제기한 바 있다"면서 "땅에 묻힌 고사목 4만8000본을 전량 굴취해 파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용은 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A기업이 처리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A기업에서는 처리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자연재해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 차원에서라도 처리 작업을 실시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기준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절단된 소나무는 약 230만본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