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 의무화 현장선 "글쎄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 의무화 현장선 "글쎄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서 의무
홍보 부족도 지적… "주민 적극 동참 필요"
  • 입력 : 2021. 01.18(월) 14:52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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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 등이 뒤섞여 있는 비닐봉지. 강다혜기자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가 의무화됐지만 대다수 시민들이 제도 시행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일부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현장 정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을 분리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제도의 의무관리대상은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또는 150세대 이상의 승강기가 설치되거나 중앙집중식 난방을 하는 아파트다.

의무관리대상인 공동주택들은 오는 6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투명 페트병 수거함'을 설치해 '유색 페트병·일반 플라스틱' 수거함과 별도로 분리해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 주민들은 음료·생수 페트병을 비우고 헹군 뒤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트려 뚜껑을 닫은 후 전용 수거함에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제주시내 의무관리대상인 공동주택은 총 58개소(지난해 12월 25일 기준)이며, 현재 클린하우스가 설치되지 않은 3개소를 제외한 55개소에 '투명 페트병 수거함'이 비치돼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아파트 단지들에선 주민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분리 수거함이 여태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시행하고 있는 아파트들도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라벨 제거작업 등 별도의 일손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제주시내 한 아파트 단지 내 클린하우스. 투명 페트병 수거함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지만 수거함 내부엔 라벨이 붙은 투명 페트병이 뒤섞여 있다. 수거함 밖에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류가 뒤섞여 버려진 비닐들도 다수 목격됐다.

제주시내 또다른 아파트단지의 클린하우스엔 분리 수거함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채 유색 플라스틱류, 투명 페트병 등이 마구 섞여 버려져 있을 뿐 아니라 분리배출제도에 대한 안내문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주민들은 제도 시행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김모(57·여·제주시 아라동)씨는 "아파트 관계자로부터 투명 페트병을 따로 배출해야 한다는 안내도 받지 못했고, 제도 시행 자체도 몰랐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제도가 안내됐지만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분리배출이 정착되지 않아 아파트 관리인이 별도의 분리 작업을 거쳐야 하는 공동주택도 있었다.

제주시내 한 아파트 단지 관리인은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트리는 등 제도에 관한 안내문을 엘레베이터 등에 부착했지만, 숙지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서 별도의 작업을 거쳐야 해서 일손이 많이 간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의무관리대상인 공동주택에 전용 마대를 배포하고 안내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분리배출 의무화가 현장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홍보·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2월 25일부터는 공동주택 뿐 아니라 단독주택과 의무관리대상이 아닌 공동주택에도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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