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의 문화광장] 살아있는 지구, 가이아(GAIA)에 그린뉴딜로 답하다

[양건의 문화광장] 살아있는 지구, 가이아(GAIA)에 그린뉴딜로 답하다
  • 입력 : 2020. 09.15(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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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의 시작은 역대급 장마기간을 기록하더니, 가을의 문턱에선 일주일 간격으로 매서운 태풍이 올라온다. 우리들의 일상은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잊고 살다가도 혹독한 기상이변 현상이 나타나면, 새삼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가이아(GAIA)가 중병을 앓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세계의 움직임은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UNFCCC)'가 중심이라 할 수 있다. 1992년 브라질 리우협약을 시작으로, 1997년 교토 의정서에는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구체적으로 정해졌다. 교토협약의 만료시점인 2020년에 앞서, 2015년 파리회의에서는 산업화시대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상승 2℃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자는 목표설정과 각국의 '국가결정기여(NDC)'를 합의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 온실가스배출 전망치(BAU)대비 37%를 감축할 것으로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7위, OECD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 등 '기후 악당 국가'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명예의 상황 속에서 정부가 최근 경기부양책으로 내세운 '한국판 뉴딜사업' 중 '그린뉴딜' 정책은 지난정부가 시행했던 '녹색성장'의 개선안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린뉴딜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약 74조원을 투입해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전환,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을 핵심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 감축하고, 일자리 66만개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또한 그린뉴딜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단기적 처방을 넘어서서,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1945)이 제안한 것처럼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입을 위한 거시적 전략으로서도 유의미하다.

세부 사업 중에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7%를 점유하고 있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그린 리모델링 사업'이 시행된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살펴보면, 준공 후 15년 이상되고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2년간 6800억을 투입해 매년 1000동의 리모델링하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자체별 총괄기획가를 위촉하고, LH공사와 협력해 전반적인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그린뉴딜 정책에 쏟는 정부의 노력이 다소 조급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원론적인 측면에서 공감대가 있다.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에 비교해, 제주는 '탄소제로섬'을 천명했으니 이미 그린뉴딜정책을 앞서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에너지 분야의 집중도가 높아 도시·건축 부문 정책과의 균형 있는 조정이 요구된다. 제주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이 능동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생명체로서의 지구, 가이아의 살아 있음은 항상성 유지를 위한 자기조정기능에서 비롯된다. 가이아 이론으로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뜨거워진 체열을 내리기 위해 원인균인 인간개체수를 조절하는 면역체계가 작동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깨끗해진 하늘은 오히려 가이아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가 아닐까한다. <양건 건축학 박사·제주공공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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