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앞둔 공무원 시험 수험생 '설왕설래'

재개 앞둔 공무원 시험 수험생 '설왕설래'
이달 30일부터 경찰·공무원·소방 등 국가시험 예정
코로나19 재확산 불안감에 "연기"-"강행" 입장차
  • 입력 : 2020. 05.17(일) 14:32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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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치러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 연합뉴스

제주시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양모(28)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한 확진자가 제주에서도 발생한 상황에서 수백 명이 밀집해 치러야 하는 시험장에 갈 걱정 때문이다.

양씨는 "감염 우려에 집에서만 공부한 지 석달 째"라며 "시험이 또 연기돼도 걱정이지만, 시험을 보러 갔다 만약 감염이라도 된다면 (취업)계획이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연기됐던 공무원 시험이 이달부터 재개되면서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하 공시생)들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시험 일정이 재개돼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감염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공시생들이 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공무원 시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4월 22일 변경된 국가·지방 공무원 시험 일정을 발표했다. 국가공무원 7·9급 공채 필기시험은 각각 9월 26일, 7월 11일이며 지방공무원 7·9급은 예정대로 각각 10월 17일, 6월 13일에 치러진다. 경찰·소방 공무원 필기시험은 각각 5월 30일, 6월 20일이다. 하지만 주춤하던 감염세가 최근 재확산되면서 시험을 재연기해야 한다는 입장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3년째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34·제주시 삼도 1동)씨는 시험을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프면 약을 먹고서라도 시험을 치르고 싶은 것이 수험생의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변경된 시험 일정이 발표된 이후 강행과 연기를 각각 주장하는 글 12개가 올라왔다. 특히 '5~6일 예정돼 있는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 자격증 시험일정을 연기해 달라'는 청원글은 17일 현재 9994명의 동의를 얻었다.

게다가 공시생들은 뒤바뀐 시험 일정 때문에 합격 문이 좁아질까 우려하고있다. 통상 4월에 국가직 시험을 먼저 치른 뒤 6월에 지방직 시험을 치르는데, 올해는 순서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공시생 상당수는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지방직에 모두 응시해 국가직 시험을 잘 치렀다 싶으면 지방직은 응시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방직의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올해는 처음부터 지방직으로 대거 몰려 합격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올해 제주도 지방 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315명 선발에 3358명이 지원해 평균 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13명을 선발해 3424명이 지원했던 2019년의 8.3대 1보다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로 5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강모(30·제주시 도남동)씨는 "어차피 시험이 미뤄져도, 강행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이런저런 이야기에 흔들리기보다 지금 해야 할 공부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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