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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십경 첫 번째 절경 성산일출 아닌 성산출일"
서귀포문화원, 한학자 오문복 편역 '영주십경' 발간
매계 이한우 문집 등 바탕 "명칭·차례 바꿔쓰면 안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2.16. 1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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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명승지를 꼽은 영주십경(瀛洲十景)은 19세기의 산물이다. 매계 이한우(李漢雨, 1818~1881)가 제주의 경관을 품제(品題)해 열 곳을 골라 새로이 시적인 이름을 붙였다. 성산출일(城山出日), 사봉낙조(紗峯落照), 영구춘화(瀛邱春花), 정방하폭(正房夏瀑), 귤림추색(橘林秋色), 녹담만설(鹿潭晩雪), 영실기암(靈室奇巖), 산방굴사(山房窟寺), 산포조어(山浦釣魚), 고수목마(古藪牧馬)를 일컫는다.

비슷한 시기인 1841년(헌종 7)에 목사로 왔던 응와 이원조 역시 이 열곳에 차례와 명칭이 일부 다른 시를 지어 붙였다. 지어진 연대가 확실하지 않아 매계가 응와의 품제를 바꾸었는지, 응와가 매계의 품제를 바꾸었는지에 대해선 뚜렷이 알 길이 없다.

영주십경이 명명 당시처럼 지금도 절경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인들이 주옥같은 시로 일찍이 제주의 남다른 풍경을 입증한 공은 크다. 서귀포문화원(원장 강명언)이 그같은 영주십경의 의미를 다시 살핀 책을 묶었다. 한학자인 소농 오문복 선생이 편역한 '영주십경'이다.

이 책은 '매계선생문집'과 '제가음영집(諸家吟詠集)' 등을 대조하며 영주십경시를 대본으로 오사(誤寫)를 바로 잡고 속자를 정자로 고쳐썼다. 영주십경시는 아니지만 제주의 풍광을 품제한 오태직의 시도 말미에 덧붙였다. 이중 '제가음영집'은 표지에 제목도 없고 등서한 이의 이름도 없는 필사본이다. 매계는 물론 그와 증답한 여러 사람의 시 등이 필사되어 있다.

소농 선생은 특히 오늘날 영주십경을 인용하면서 명칭이나 차례를 잘못 알고 사사로이 바꿔써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출일'을 '일출'로 쓸 경우 뒤이은 '낙조'와 대구(對句)가 맞지 않아 시적인 흥취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나온 '제주도실기'에 '일출'로 오식된 것을 '증보탐라지'에 그대로 답습하면서 성산일출로 받아 쓴 것이 본래의 이름으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비매품. 문의 064)733-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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