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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관광 대안을 찾아서] (2)우도 렌터카 반입 금지 제도
렌터카 제한 3년째… 새로운 도전에 성장통 겪는 우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19. 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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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후 방문 차량 하루 평균 287대 감소
순환버스와 이륜·삼륜 자동차 주요 교통수단
주민 "교통난 덜어" 더 강력한 제재 목소리도
상인 "관광객 체류시간 줄어 매출 큰 폭 감소"

지난 9월25일 오전 9시30분. 서귀포시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 주차장에는 '하', '허', '호'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단 렌터카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서귀포시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에서 우도로 가는 도항선을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상민기자

모두 우도에 들어가는 배표를 사기 위해 여객터미널을 찾은 관광객들이다. 주차장 입구에 서서 차량을 지도하던 한성준(60·서귀포시 성산읍)씨가 한 운전자에게 "1층은 이미 꽉 찼다"며 "2층에 차를 세우라"고 안내했다. 한씨는 "여름 성수기 때는 10시30분쯤부터 주차장이 만석이 된다"며 "운전자에게서 받은 주차요금은 고스란히 마을 발전을 위해 쓰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좋은 일 같다"고 말했다.

우도로 가는 도항선에 실린 10여대의 차량들. 이중 렌터카는 5대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렌터카 반입 금지가 불러온 풍경=제주도는 지난 2017년 8월 1일부터 등록된 본거지와 차고지가 우도면이 아닌 '외부' 전세버스와 렌터카의 우도 반입을 금지했다. 관광객이 탄 렌터카 등 외부 차량이 우도에서 교통 혼잡과 교통사고를 부채질하는 등 우도의 교통 수용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 1~3급 장애인, 65살 이상 노약자, 임산부, 교통약자를 동반하는 가족 및 보호자 등이 탄 렌터카 등은 우도로 진입할 수 있게 예외 규정을 뒀다. 또 우도면 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입도객이 운행하는 렌터카도 운행 제한대상에서 제외됐다. 제주도는 운행제한을 어긴 차량에는 대당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도를 찾은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삼륜 자동차. 외관이 특이하게 생겨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성산포항에서 출항한 도항선은 10여분 만에 천진항에 도착했다. 렌터카 수십 대가 일렬로 도항선에서 빠져 나가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차량 5~6대만 항구에 내렸다.

제주도가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우도면 일부 자동차 운행(통행) 제한 명령'의 지난 2년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해 우도 방문 차량은 하루 평균 287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도면 내 주요 교차로의 교통량은 적게는 39.6%에서 많게는 82.8%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렌터카 반입 금지는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도항선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관광객들은 두 무리로 나뉘기 시작했다. 한 무리는 우도 순환버스를 타러 정류소로, 나머지 무리는 이륜·삼륜 자동차(최고 속력 시속 25㎞ 이하) 대여업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도 주민들은 렌터카 반입이 금지된 후 이륜·삼륜차가 우도에 온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요 교통 수단이 됐다고 했다. 조작법이 간단하고, 외관이 특이해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현재 우도에는 이륜·삼륜차 대여업소가 19곳 성업하고 있다.

삼륜차로 우도 관광에 나선 조모(27·서울특별시)씨는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렌터카는 탈 수 없었지만) 이륜·삼륜차나 버스를 타고 관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도항선이 우도에 도착하자 관광객들이 쏟아지듯 배에서 나와 우도 관광에 나서고 있다.

▶이해 관계 따라 반응 극과 극=렌터카 반입 금지 제도 이후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도에서 나고 자란 해녀 정학여(80)씨는 "예전에는 마을 안길까지 들어오는 렌터카 때문에 경운기가 다니지 못해 불편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렌터카가 많이 줄어 그나마 통행하는 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많이 와서 불편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관광객이 (우리에게)딱히 피해를 주는 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교통 통제 정책을 바라는 주민들도 있었다. 우도에 정착한 지 10년째라는 해녀 김모(72)씨는 "똑같은 렌터카인데 왜 전기 렌터카만 운행을 허용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전기 렌터카도 운행을 금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 우도에는 전기 렌터카 100대가 운행되고 있다. 전기 렌터카는 제도 시행 전인 지난 2017년 1월 우도에서 사업 허가를 받았고, 반입 금지 대상인 '외부' 영업용 차량도 아니다보니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륜·삼륜차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민 고모(58)씨는 "도로 폭이 4~6m 밖에 안되는 데 관광객이 탄 이륜·삼륜차는 일렬로 다니는 게 아니라 서로 뒤엉켜 운행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면서 "이륜·삼륜차까지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우도 지역 내 교통사고는 제도 시행 이전인 2015년 66건(부상자 53명)에서 2016년 60건(31명), 2017년 60건(32명), 지난해 44건(24명) 등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현재 발생하는 대다수의 교통사고가 이륜·삼륜차 운행 과정에서 빚어지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고씨는 "그렇다고 해서 관광객을 더 받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옛날에는 한 집에 물질을 하는 해녀가 3명이 있을 정도로 우도는 수산물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관광이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들다"면서 "주민들도 관광 산업을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교통 혼잡 문제는 해소하고 관광객 유치는 확대하는 그런 정책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다 더 강력한 교통 통제 정책을 바라는 주민들과 달리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인들은 이번 제도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상인들은 렌터카 반입 금지 이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 사이 우도 방문객은 115만1000명이었지만 제도 시행 첫 해인 2017년 8월~2018년 4월까지는 방문 관광객이 96만5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렌터카 반입금지가 관광객 수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2017년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제주 방문 관광객은 2016년 1585만명, 2017년에는 1475만명, 2018년 1433만명으로 3년 연속 줄었다. 게다가 제도 시행 둘째 해인 2018년 8월~2019년 4월 우도 방문객은 97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1만3000명이 증가했다

상인들은 렌터카 반입 금지 제도가 매출에 영향을 미친 원인을 관광객 수가 아니라 달라진 관광 패턴에서 찾았다.

2016년 우도에 중국집을 차린 김병조(44)씨는 제도 시행 후 매출이 3분의 1로 주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는 "렌터카 여행의 이점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이륜·삼륜차는 대여 시간이 2시간 정도로 제한되고, 더 이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우도에 짧게 머물고 떠나버린다. 관광객 체류 시간이 줄면 소비 기회도 줄고, 그만큼 상권이 타격을 받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노경진(61)씨는 "제도 시행 이후 상권별로 매출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우도를 찾은 관광객이 이용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가 순환버스인데 버스가 정차하는 인근 상권은 렌터카 반입 금지 이후에도 적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차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상관 없는 지역의 상권은 매출이 크게 줄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렌터카를 탄 관광객은 자신이 원하는 곳을 골라서 소비할 수 있지만 버스 이용객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매출 양극화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시행 후 우도에선 이해 관계에 따라 주민과 상인 간에 새로운 갈등 구조가 발생하고 있는 듯했다.

우도면은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김광국 우도면주민자치위원장은 "현재 우도는 교통난을 억제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관광객 소비를 확대시켜 지역 상권을 살리는 등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지역상권 침체는 관광객 체류 시간에 맞닿아 있기 때문에 해결책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도가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야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방식의 우도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현재로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1 우도로 가는 도항선에 실린 10여대의 차량들. 이중 렌터카는 5대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2 관광객들이 서귀포시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에서 우도로 가는 도항선을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3 도항선이 우도에 도착하자 관광객들이 쏟아지듯 배에서 나와 우도 관광에 나서고 있다4 우도를 찾은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삼륜 자동차. 외관이 특이하게 생겨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상민·김현석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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