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 (1)한라중학교

[제주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 (1)한라중학교
'스마트폰에 꽂힌 아이들, 숲을 보다'
한라중 한라산둘레길서 생태체험·환경봉사
제주의 자연·역사 배우며 인성도 한뼘 키워
  • 입력 : 2019. 10.05(토) 16:01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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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중학교 학생 33명과 교사 2명을 비롯해 생태탐방에 나선 일행이 5일 한라산 둘레길에서 김찬수 소장의 들려주는 나무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흙길을 걷다보니 아스팔트가 싫어졌어요."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돌다리를 건너는 게 스릴이 넘치고, 제일 기억에 남아요." "숲에서 받은 교육 덕에 자연이 사람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라는 걸 새삼 느겼어요."

한라중학교 학생 33명과 교사 2명을 비롯해 생태탐방에 나선 일행이 5일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연신 내뱉은 말들이다.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는 '2019년 환경교육 체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도내 중학교 8곳을 대상으로 추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현장을 벗어나 숲에서의 교육을 통해 청소년의 진로 및 상담에 도움을 주고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이날 행사가 첫 행보다.

이날 탐방에는 제주출신 '나무박사'인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전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이 동행하며 제주숲에서 자라는 나무와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한라산과 한라중학교의 공통점은 뭘까요? 여러분처럼 한라산은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소중한 세계적인 자연자원입니다. 탐방 이후, 한라산에서 자라는 나무 330여종 가운데 2% 정도인 5~6개의 나무의 이름만이라도 잘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 숲은 생명력을 꽉 차 있어요. 사람들은 숲으로부터 정서적·신체적에서 많은 것들 얻기 때문에 우리가 잘 보전하고 지켜야 할 대상입니다."

한라중학교 학생 33명과 교사 2명을 비롯한 일행이 한라산둘레길 생태탐방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라산둘레길 생태탐방에 나선 한라중학교 일행이 고지천을 조심스럽게 넘어가고 있다.

김찬수 소장은 둘레길에서 만난 곰솔이며 표고버섯 재배에 썼던 참나무과의 서어나무, 제주 자생의 얼룩조릿대, 제주사람들이 제주어로 부르다 나무이름이 된 굴거리나무, 그리고 빨간 꽃이 피어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나무, 독성이 강한 천남성의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열대·온대·한대로 나누는 다양한 식생을 비롯한 생태계와 기후변화의 의미, 그리고 제주역사를 들려주며 유익한 정보도 가미했다. 특히 무오법정사 항일운동비의 비문을 함께 읽으면서 1919년 3·1운동 5개월 전인 1918년 10월7일에 제주에서 일어난 무력항일운동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처음에는 관심이 적었던 아이들도 점차 귀를 기울이며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파도소리'라고 표현했고, 최근 잇단 태풍으로 시원스럽게 계곡(고지천)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 경쾌하게 발을 맞췄다.

김건휘·고민규·부준혁 군은 "평소 알고 있던 얼룩조릿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빨갛게 익은 덜꿩나무의 이야기도 생소했지만 재미있다"며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식물들을 직접 보고 만져보는 시간이 매우 유익하다"고 말을 모았다.

김다림·고서예·김예주 양은 "계곡을 지나면서 바위를 밟고 물을 건너는데 무섭기도 하지만 가장 재미있고 추억에 남을 것 같다"며 "나무와 식물, 곤충, 그리고 물과 미생물까지 숲을 이루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방단비 교사는 "이번 생태체험은 스마트폰과 인공물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숲이 소중함을 느끼는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또한 아이들과 함께 제주의 한라산 둘레길에서 쓰레기를 줍고 정화활동하며 보람도 있다"고 전했다.

어른들이 바라보는 요즘 청소년들의 군상은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날 아이들은 숲속을 뛰어다니며 건강한 활동을 했고 인성도 자연스럽게 쌓았다.

한라산둘레길 생태탐방에 나선 한라중학교 일행이 생태탐방을 마치고 쓰레기 줍기 등 정화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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