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왜 마늘을 월동채소류의 균형추라 정의하는가?"

[김윤우의 한라칼럼] "왜 마늘을 월동채소류의 균형추라 정의하는가?"
  • 입력 : 2019. 08.27(화) 00:00
  • 김도영 수습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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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6일자 본보 한라칼럼에 실린 내용을 보고 몇몇 독자가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마늘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는데 이 질문을 빌어 지난 칼럼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먼저 '월동채소류의 균형추'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1990년대 중후반에 걸쳐 대정, 안덕, 한경지역을 중심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마늘은 비교적 높은 수취가에 힘입어 그 재배 면적을 넓혀가면서 지역 특화작목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기점으로 동부지역은 당근과 월동무를, 한림과 애월지역은 양배추·브로콜리를 비롯한 양채류가 그 지역의 대표 작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적으로 특화된 밭작물 재배지도를 그릴 수가 있었다.

그 지도에 의해 행정이나 지도기관에서도 지역별 특화 작목으로 지원하기 시작했고 농가들 또한 암묵적으로 이를 동의하고 존중하기 시작하면서 작목별 적정 재배와 안정 생산에 크게 도움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다른 작목과 달리 파종에서 수확까지 전 공정을 사람 손에 의존하는 마늘의 특성상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 생산원가 증가로 재배기간이 짧고 일손도 적게드는 양배추나 월동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앞서 말한 지역별 특화 작목 지도는 폐기되기에 이른다.

특히 필지당 경지면적이 다른 지역에 비해 넓은 대정, 안덕, 한경의 경우 일부 농가가 재배가 손쉬운 양배추, 월동무, 양파 등으로 작목을 전환했을 때 얻어지는 소득이 마늘의 그것에 비해 크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를 지켜 보던 농가들도 하나 둘 마늘농사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월동무를 비롯한 월동채소류의 과잉생산(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는 산지폐기라는 아픔까지도 감수하게 됐고 이 아픔은 거의 매년 되풀이 되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렇듯 월동무, 양배추, 양파 등 월동채소류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도 이미 '균형추' 역할을 해왔던 마늘 작목에 대한 지원으로 적정 재배면적 유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마늘자조금 제도 조기도입이 요망된다. 마늘농가가 기꺼이 참여하고 여기에 농협과 정부(중앙+지방)가 출연해 마늘 수급 조절은 물론 시장 희망가격과 산지 계약단가와의 간극을 좁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마늘농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정규모의 마늘 재배면적이 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되고 다른 작목과의 상생과 공생이 가능하리라 본다.

다음은 마늘이 갖고 있는 순기능 몇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마늘은 재배 농가 스스로 내 몫이 어느 정도인가를 미루어 짐작케 하는 농가소득 조망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농가가 3만3058㎡(1만평)에 ㎏당 3000원에 계약재배를 했을 경우 3개년 평균 생산단수를 산출하여 계약단가에 대입하게 되면 마늘 수확시기에 내 몫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계획영농을 가능하게 한다.

두 번째는 일자리 창출과 농외 소득증대다. 전 공정이 수작업이라 파종에서 굴취, 선별, 포장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을 자임하면서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가는 마늘에 대한 도민과 관련기관들의 이해와 애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해진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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