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의 목요담론] 재정분권과 제주 패싱(passing)

[김경미의 목요담론] 재정분권과 제주 패싱(passing)
  • 입력 : 2019. 04.18(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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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방정가에서 가장 핫한 단어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지방분권'이다. 문재인 정부의 분권은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큰 비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러한 지방분권은 사는 곳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골고루 함께 같이 살자는 국가균형발전과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와 관련하여 재정분권은 지방분권의 핵심이며, 재정분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원 조달에 관한 지방정부의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재원 조달 방식이 국가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여 분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재정분권을 이야기할 때 국세의 징수권한을 지방정부로 전환하고 지방정부의 책임 하에 조달하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가장 먼저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의 재정분권 방향은 국세의 지방세 이양 보다는, 지방소비세 도입 이후 최대 10% 포인트로 확대하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4까지 달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즉, 징수된 국세를 지방에 비율을 높여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방법이야 어떻든 지방정부 곳간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국세 구조 때문에 재원 배분이 일률적이지 않아, 제주는 타 도시보다 중앙정부의 재정분권 추진에 따른 역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방소비세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방재정 확충을 위하여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부가 지방세로 전환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동일한 재원으로 보통교부세로 편입하면 제주는 총 재원의 3%를 확보할 수 있으나, 지방소비세 수입은 1.9% 배분받고 있어 2010년에 도입된 지방소비세 이후 제주와 다른 지역 간 재정변화를 중립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있었다.

즉, 지방소비세 총액이 증가할수록 보통교부세 총액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소비세 10% 포인트 인상 기준에 따른 지역별 재정 규모 증가에 대한 연구를 보더라도(경기연구원 연구자료) 제주는 792억원으로, 세종 106억원 다음으로 16위이며, 울산은 996억원으로 15위이다. 이처럼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지역별 순 증가율을 보면 광역시도 간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

그럼 이에 대한 제주의 노력은 무엇인가? 지역 간 불평등이 있지만 세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가? 지방소비세 정률 3% 요구가 제주만의 특혜로, 이기적이므로 설득이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인가? 2019년 1월 18일 제주에서 시도지사협의회 제41차 총회를 개최하여 공동의견서를 채택하였다. 그 중 재정분권과 관련해서는 지방소비세율 6% 포인트의 인상을 통해 국세-지방세 비율 7:3을 확실히 달성하고, 균형발전의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제로섬(zero-sum) 게임일 수밖에 없는 지방소비세와 관련해서 다른 지방정부와 연대가 가능할 것인지? 대응하기 위한 명분과 논리가 무엇인지? 재정분권을 위한 제주도의 적극적인 자세와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지방분권 변혁기이다. 이러한 때에 제주가 재정분권과 관련해서 중앙정부로부터 패싱(passing)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본다. <김경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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