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제주 돌담이 품은 사연을 찾아

사계절 제주 돌담이 품은 사연을 찾아
오성조씨 사진집 '돌담에 흐르는 시간과 흔적들' 발간
"굳건한 버팀목 같은 존재" 훼손 위기 돌담의 오늘 기록
  • 입력 : 2019. 01.16(수) 18:4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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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조 사진집 '돌담에 흐르는 시간과 흔적들'에 수록된 작품.

어제의 돌담이 오늘 '살아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주 사회의 세찬 변화에 돌담도 속절없다. 구불구불 제주섬의 경관을 만들어온 돌담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하나둘 허물어지고 있다.

사진가 오성조씨가 수 년의 작업 결과물을 모아 '돌담에 흐르는 시간과 흔적들'이란 이름으로 사진집을 묶어낸 데도 그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굳건히 한 자리를 지켜온 돌담이 언제까지 그곳에 있을지 모르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제주 사진가로는 드물게 돌담만을 묶어낸 이번 사진집에는 사계절에 걸쳐 포착한 100여컷이 실렸다. 메밀꽃, 노란 유채꽃, 억새, 오름 등을 배경으로 서있는 돌담은 표정이 저마다 다르다. 시골 마을 붉은 슬레이트 집은 돌담과 어울려 유독 선명하다.

오 작가가 추억하는 돌담은 삶의 무게로 버거울 때도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준 존재다. 돌담 너머로 이웃과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 구멍숭숭 뚫린 돌틈 사이로 사람사는 소식을 전해주던 바람 등 수많은 사연들이 돌담을 타고 왔다. 그는 더 늦기 전에 그 기억들을 화면안에 붙잡고 싶었다.

사진집에 수록된 작품 중 일부는 제주도문예회관 1전시실에 내걸렸다. 사진집과 동명의 제목으로 이달 18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다. 문의 064)710-7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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