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해녀의 삶·문화 오롯이… '해녀의부엌' 눈길

[동네방네]해녀의 삶·문화 오롯이… '해녀의부엌' 눈길
  • 입력 : 2019. 01.14(월) 15:03
  • 이윤형기자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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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문화유산이 풍부하게 남아있는 구좌읍 종달리에 제주도내 최초로 해녀문화 홍보마켓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해 12월 29일 문을 연 '해녀의부엌'은 해녀문화 홍보와 수산물 등을 판매하는 해녀문화 홍보마켓이다. 이곳에서는 제주의 해녀가 물질해서 잡아올린 소라 등 싱싱한 해산물로 요리하고 식사를 하면서 공연을 즐기고 해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해녀문화 복합공간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해녀들이 직접 요리하고 관광객들이 해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해녀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종달리(이장 우창호)는 한때 제주도내 최대 소금 생산지였다. 이곳 소금은 질이 좋아 조정에 진상되기도 했으며 주민들을 '소금바치'라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마을회관 앞 소금밭 전시관에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해안변에는 '생개남 돈짓당'이라는 해신당이 있다. 갯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특이한 형상의 바위와 나무를 신록과 신석으로 모시면서 자연 상태 그대로를 이용한 해신당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고망난 돌 불턱'이라는 해녀들의 휴식공간도 볼거리다.

이처럼 종달리에는 해녀와 해양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흔적들이 남아있어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해 도내 102개 어촌계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종달어촌계(계장 김태민)가 해녀문화 홍보마켓 시범운영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은 어촌계 어업기반시설을 활용해 해녀문화사업자와 협업으로 해녀문화 이벤트 홍보와 수산물을 판매하면서 어업 이외 소득의 성공모델 개발을 위해 추진됐다.

'해녀의부엌'이 들어선 건물은 20여년 전까지만해도 생선을 경매하던 마을 활선어 위판장으로 활기를 띠었다. 그러다 위판장이 침체되면서 방치되다시피 하던 공간을 약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했다. 어둡고 인적이 드물었던 100평 규모의 창고가 해녀요리와 공연 등 문화가 만나는 이색공간이 된 것.

해녀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물질 공연을 하고 해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음식을 먹다보면 어느새 제주속으로 빠져든다. 해녀의 밥상은 톳흑임자죽, 뿔소라구이, 보말바릇국, 군소샐러드, 깅이(게)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 채워진다. 공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극 등을 전공한 젊은 배우들이 맡고 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다. 현재는 인터넷으로 25~30명씩 예약을 받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하루(토요일 오후 1시, 6시 2차례) 운영하고 있지만 3월부터는 매주 주말, 휴일로 확대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종달리와 어촌계는 앞으로 마을명소 등 지역특색을 살리고, 해녀문화 홍보마켓 활성화로 소득증대를 통한 해녀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은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설 미비 등 여건이 열악하다. 시범사업이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김태민 어촌계장은 "해녀의 삶과 문화를 알리고 이를 통해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선정만 할 것이 아니라 행정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원 공연단장도 "어촌계 및 마을해녀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해산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득 향상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젊은 예술인들이 마을에 머물며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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