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안길 정비 보조금 중단이 침수피해 키웠다"

"마을안길 정비 보조금 중단이 침수피해 키웠다"
도의회 농수축위 20일 집중호우 대책 현안보고
비닐하우스 급증·도로 개발 등이 침수로 이어져
보조금 중단 후 각 마을단체 환경정비 활동 중단
  • 입력 : 2018. 09.20(목) 18:43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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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20일 기상이변(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 대책 현안보고를 받고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최근 늘어난 감귤하우스 및 도로와 함께 각 마을 단체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중단한 것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0일 제364회 제1차 정례회 중 제4차 회의를 열어 기상이변(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 대책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특히 제주 동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원인을 제시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도의회에 보고한 최근 3년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2016년에는 7월 12일 한 번뿐이었지만 2017년에는 크게 늘어 ▷7월 2~11일 ▷7월 18일 ▷7월 31일~8월 1일 ▷8월 19일 ▷8월 24~25일 ▷10월 1~6일에 피해가 발생했다. 2018년에도 현재까지 ▷5월 6일 ▷6월 26일~7월 4일 ▷9월 1~3일 ▷9월 12~14일에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의원들은 서귀포시 성산읍·남원읍·표선면에 침수 피해가 집중된 이유로 최근 많이 늘어난 비닐하우스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도로나 농경지에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비닐하우스 면적은 감귤 4465㏊와 채소 424㏊를 포함해 4889㏊에 달한다.

 강충룡 의원(바른미래당, 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은 "하수관이 나뭇가지나 낙엽, 자갈, 농민들이 밭일을 하는 과정에서 버린 잡초 등으로 막혀 빗물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집중호우 때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청년회 등 마을 단체에 의뢰해 이를 제거하고, 감귤하우스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도로에 유입되지 않도록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용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성산읍)은 "과거 마을 단체에 민간경상사업보조로 보조금을 지원해 마을안길과 수로 정비 등의 활동이 진행될 때는 지금과 같은 큰 침수피해가 없었다"며 "보조금심의위원회가 인건비성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아무도 환경 정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남원읍)은 "국지성 호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최근 맛 위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감귤 하우스와 타이벡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신규 하우스는 의무적으로 빗물저장시설을 갖추게 하고 있지만 기존 시설은 기반시설 지원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해마다 침수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행정에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유종성 제주도 도민안전실장은 "내년에는 기금을 투입해서라도 인건비성이든 지역자율방재단 활동 사업비든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양두환 제주도 친환경농업정책과장도 "하우스 집단지역 등 피해가 나타나는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현장에 맞는 배수개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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