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지식 기후변화 대비 바다 회복 역할"

"제주 해녀 지식 기후변화 대비 바다 회복 역할"
해녀 농업유산등재 추진 속 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 열려
"수세기 물질 기술 통해 사회문화·생태학적 지식 축적"
  • 입력 : 2018. 09.18(화) 19:1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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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지역적 지식이 기후변화에 대비한 어업과 복원 관행을 수립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해녀어업유산시스템에 대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에 맞춰 해양수산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 주관으로 지난 18일 열린 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 자리에서다.

이날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과 경관 계획'에 대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과 어업유산시스템, 제주해녀어업시스템의 다원적 가치 등을 다룬 주제 발표가 잇따랐다. 이중에서 '어업 전통지식과 제주 해녀'를 주제로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보데가 해양연구소 로라 로저스 베넷 박사는 제주 해녀가 변해가는 제주 바다에서 지속가능성과 회복성을 향상시키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전문 여성 직업인인 제주 해녀는 수세기 동안 물질 기술을 비롯해 자원이 풍부한 서식지와 계절에 대한 전통생태지식을 발전시켜왔으며 이에 따라 기후변화로 인한 연안 바다 생태계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며 "해녀들은 여러 세대를 거쳐 이어온 물질과 바다 관리를 통해 풍부한 사회문화적, 경제적, 생태학적 지식을 축적하였으며 이러한 지식은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전승됐다"고 말했다.

로라 로저스 베넷 박사는 해녀들이 패류와 해조류 수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획 시기, 크기 제한, 어획량 할당, 어획 금지를 포함한 전통 어업 관리 관행을 발전시켜온 점을 꼽으며 "해녀들의 연안 암반 지역의 공간적, 시간적 생산성 변화에 대한 지식은 전복을 비롯한 패류의 개체수 회복을 위해 바다 씨 뿌리기 작업이나 바다 목장 조성 노력을 기울이는 데 사용할 수 있고 해녀들의 해양 생태계의 상태와 해양 자원의 군집량에 대한 기준선 정보는 개체수 회복 목표를 설정하고 유해 해조류의 대량 발생, 바다 온도 상승과 같은 변화를 추적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패류종과 개체군 다양성에 대한 정보를 통해 질병, 용존산소량, 수온상승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종을 다양하게 공배양함으로써 양식 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나아가 전문 해녀의 지역적 지식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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