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게이트 통과했는데…발 묶인 승객 '황당'

탑승게이트 통과했는데…발 묶인 승객 '황당'
이륙 준비 안됐는 데 탑승게이트 개방 후 승객 받아
40분간 램프버스, 청사 1층서 대기…전산 장애 영향
  • 입력 : 2018. 08.28(화) 18:33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항공기 탑승 수속 절차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탑승게이트까지 정상적으로 통과한 승객 100여명이 항공사의 전산 장애로 항공기에는 타지도 못한 채 약 40분간 버스와 여객청사에서 발이 묶이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8일 A항공사와 당시 승객들에 따르면 사단은 지난 26일 오후 6시15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에 오기로 계획된 A항공사 항공기의 탑승 과정에서 발생했다. 승객들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 항공사 직원으로부터 항공권을 검사 받은 뒤 차례로 탑승게이트를 통과했다. 이후 승객들은 램프버스(항공기와 여객청사 사이에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차량)를 타기 위해 여객청사 1층으로 이동했다.

 승객 100여명 중 30~40명이 램프버스에 탔지만 버스는 출발하지 않았다. 나머지 승객은 청사 1층에서 다른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램프버스는 A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지상조업업체가 운영한다.

 승객들이 "왜 버스가 출발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A항공사 직원은 이륙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륙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탑승게이트를 열어 승객을 받은 것이다.

 통상 항공사들은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거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이륙 준비가 끝날 때까지 탑승게이트를 개방하지 않는다. 그래야 승객이 편의·상업시설이 있는 출발장 대합실에 머물며 TV를 시청하거나 자유롭게 각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객 B씨는 "무려 40분간 오도가도 못한 채 대기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항공사에 따르면 당시 승객들이 타려한 항공기는 직전까지 국제선 항공편으로 운용돼 국내선으로 운항하기 위해선 '국내선 변경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탑승게이트 개방과 동시에 국내·국제선 변경 절차를 입력하는 전산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켰다. A항공사는 수기로 국내선 변경 절차를 마친 뒤 승객들을 항공기에 태웠지만 이후에도 출발이 지연돼 이 항공기는 예정보다 1시간 30분 가량 늦은 오후 7시40분쯤 이륙했다.

 A항공사가 승객들을 다시 출발장 대합실로 안내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탑승게이트를 통과한 승객은 이미 보안검색을 마친 이들이기 때문에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면 다시 대합실로 들어와 대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항공사 관계자는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현재 승객을 대상으로 보상금 지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항공사의 한 직원은 "공항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이런 사례는 처음 듣는다"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28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