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뒷북' 휴업 조치에 학부모들 '부글'

제주도교육청 '뒷북' 휴업 조치에 학부모들 '부글'
23일 오전 9시 기준 이석문 교육감 직권 휴업 권고
등교 시간 돼서야 '휴교' 문자 공지... 등교한 학생들 헛걸음
학부모들 "뒤늦은 휴업 조치... 기준 없이 오락가락" 비판
  • 입력 : 2018. 08.23(목) 16:12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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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동속도가 느려진 태풍 '솔릭'이 제주지역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강한 비바람의 영향이 이어진 가운데 시행된 제주도교육청의 '휴업 조치'를 두고 '뒷북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9시30분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23일 오전 9시를 기해 교육감 직권으로 도내 모든 학교에 휴업을 권고한다. 이미 등교한 학생들은 안전하게 보호한 뒤 상황 종료 후 안전하게 귀가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0시쯤 대부분의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휴교'를 공지했다.

 앞서 도내 학교들은 도교육청의 '휴업 조치'가 내려지기 전 태풍 영향을 감안해 부랴부랴 학사일정을 재조정, 휴업을 결정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휴업한 학교는 56곳이다. 또 115곳이 등교시간을 조정하면서 대부분 10시~11시로 변경했다.

 이런 가운데 뒤늦게 도교육청이 '휴업' 조치를 결정했지만 '휴업' 공지가 정작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늦게 전달되면서 이미 등교한 학생들은 헛걸음을 해야했고, 궂은 날씨에 등교를 시켜야할지 갈피를 못잡던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오락가락 공지에 더 큰 혼란을 겪어야했다.

 한 중학교 학부모는 "어제는 10시까지 등교였는데 아침에 11시까지로 등교시간이 조정됐다는 연락을 받아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이후에는 아예 휴교한다는 문자가 왔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문제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나 휴대전화가 없는 아이들, 버스로 등교하는 아이들은 서둘러 집에서 나오느라 연락을 받지 못해 등교했다고 하더라"며 뒤늦은 '휴업 조치'에 불만을 표했다.

 한 고등학교 학부모도 "아침 일찍 등교시간 조정 연락은 받았지만 출근을 해야해서 일찍 학교에 데려다줬는데 10시쯤 되서야 휴교하게 됐다며 데리러 오라는 아이의 연락을 받았다. 너무 화가 났다"며 "태풍의 경로 예상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느냐"며 교육행정을 비난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어제 등교시간이 10시라는 문자를 받긴 했지만 오늘 아침에 워낙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서 등교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휴교가 아닌 등교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라는 문자가 오더니 10시쯤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며 휴교한다고 알려왔다"며 "도대체 '휴교'의 기준이 있는거냐. 주변 다른 학교들은 일찌감치 휴업을 결정해 연락했다고 하던데, 미리 학교에 간 아이들이 뭐가 되느냐"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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