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배의 현장시선] 일자리 문제, 청년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해답이 보인다

[강보배의 현장시선] 일자리 문제, 청년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해답이 보인다
  • 입력 : 2018. 07.27(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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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문제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지난 5월 청년 실업률은 10.5%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6월, 청년실업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5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청년 실업 문제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인구 구조상 2021년까지 베이비붐 세대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 39만명 정도가 새롭게 고용시장에 진입한다. 현 추세대로라면 국가적 재앙 수준의 취업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제주는 어떨까? 지난 2017년 전국 평균 고용률은 60.8%, 청년고용률은 42.1%를 기록했지만 제주는 고용률 70.4%, 청년고용률 48%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좀 더 나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고용률 대비 청년고용률의 상황이다. 고용률은 전국 평균에 비해 9.6%나 높게 나타나는데 비해 청년고용률은 5.9% 차이 정도로 그쳤다는 것이다. 결국 고용률이 높아 청년실업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상황이 좋다고 이야기 했지만 제주 경제 환경에 비해 청년들의 고용 상황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높은 고용률에 비해 청년 고용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지역보다 미스매칭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기업들은 구인난, 청년들은 구직난인 참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도대체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일자리의 질 문제다. 제주지역 근로자 평균 임금은 264만 9000원으로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월 평균 근로시간은 177.3시간으로 전국 평균 173.2시간에 비해 4.1시간이나 더 긴 상황이다. 이를 청년층에 대입한다면 더욱 나쁜 현실일 것은 자명하다. 폭등하는 제주 집 값 속에서 이러한 임금 구조를 가지고는 제주에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막막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그저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적정 임금과 노동 시간을 보장할지, 근무 과정에서의 갑질 문화를 없애나갈지 고민해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스스로의 방향을 설계할 수 없는 환경이다. 제주의 교육환경은 최근까지도 고입시험이 연합고사가 있었던 것은 물론 대학과정에서도 수능 중심에 초점이 맞춰있다. 처해져 있는 청년들이 제주 속에서 일자리를 선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경험을 쌓기 위해 제주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청년들이 이주해 오고 있으면서도 정작 일과 경험에 있어선 제주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청년들이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돼 버렸다. 자신의 적성을 찾지 못한 채 경쟁에 쫓겨 그저 안정적인 일만을 찾게 된 것이다. 이제라도 청년들이 스스로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섬이라는 환경 때문에 제한적인 경험을 쌓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스스로 원하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에코세대가 고용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3~4년간은 청년 일자리의 비상벨이 끊임없이 울릴 것이다. 이전처럼 경기가 좋아지면 일자리 문제가 풀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과 청년들의 부족함을 탓하는 마음을 끊어내고, 좀 더 청년들의 삶에 들어가 일자리 정책을 들여다봐야할 것이다.

<강보배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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