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철 맞은 제주산 월동채소 풍년의 역설

출하철 맞은 제주산 월동채소 풍년의 역설
무·당근 작황 좋아 생산량 평년보다 두자릿 수 증가 예상
무 시장격리 추진에 당근농가들은 비상품 전량 폐기 결의
  • 입력 : 2017. 11.20(월) 17:33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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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당근재배 농가들이 모여 비상품 당근을 전량 폐기해 당근산업을 지키겠다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월동채소 주산지인 제주지역의 월동무와 당근 등 채소류 생산예상량이 평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급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무의 경우 수급조절을 위해 수출과 시장격리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추가격리 없인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당근 재배농가에서도 가격 하락을 막으려 비상품당근 자율 폐기를 위한 결의대회까지 열며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가격지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일 성산농협에 따르면 파종이 이른 제주산 월동무 20t이 올해 첫 출하되는 등 출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제주도는 2017년산 월동무 재배면적을 4529㏊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6년산(4062㏊), 최근 5개년 평균 재배면적(4346㏊)과 비교할 때 많게는 10% 증가한 규모다. 생산예상량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35만t으로 보고 있다. 2016년산(23만9269t)보다 46% 많은 양이다.

 제주산 월동무 출하에 앞서 전북과 충남지역 가을무 출하가 막바지인 가운데 현재 도매시장의 무 경락가는 약세다. 20일 기준 서울가락시장 경락가는 18㎏에 8273원으로 전년 동월(1만6454원), 평년 동월(1만1590원) 대비 하락세가 뚜렷하다.

 무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가을무 1만t(117㏊) 시장격리사업에 제주산 무 70㏊도 포함된 상태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시장격리가 필요해 제주도는 농협제주지역본부와 협의해 200여㏊를 추가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또 월동무 주산지 농협인 성산농협은 지난해 무 500t의 미국 수출에 이어 올해 1500t을 추진해 수급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산 당근도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산 당근 재배면적은 1408㏊로 지난해(1368㏊)보다는 많지만 최근 5개년 평균(1477㏊)보다 적다. 하지만 풍작으로 생산예상량은 5만2230t으로 평년(4만6903t)보다 11%, 지난해(3만3995t)보다 54%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 서울가락시장의 당근 경락가는 20㎏에 2만4833원으로 10월 평균가(3만9796원), 평년 10월(3만3455원) 가격을 밑돌고 있다.

 이에따라 20일 당근 주산지역인 구좌읍 행정복지센터 광장에서는 (사)제주당근연합회 등 당근재배농가 500여명이 참가하는 '비상품 당근 자율 폐기 및 제주당근 살리기 결의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당근은 구좌경제의 버팀목으로 생산량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며 "제주당근연합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비상품당근을 전량 폐기하고, 고품질 당근을 생산해 당근산업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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