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기차 세계 판매 1위 BYD 심천 본사를 가다

[기획]전기차 세계 판매 1위 BYD 심천 본사를 가다
"기술력 인정하지만… 도입은 글쎄"
  • 입력 : 2017. 07.21(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내 버스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BYD 심천 본사를 방문해 전기 버스 기술력의 현 주소와 도내 도입 가능성을 살펴봤다. 사진은 BYD 측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송은범기자

도내 버스 업계, 전기차 기술력에 기대감 드러내
배터리 지속성 등 해결… "당장 투입 무리 없어"
전기버스 늘리려면 잔존 가치 확보 등 우선돼야

제주도가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승용차와 버스 등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교통 버스와 관광 버스, 공항 버스 등 도내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전기차 세계 판매 1위 업체인 중국 BYD 심천 본사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전기 버스 기술력의 현 주소와 도내 도입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됐다. 또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계 관계자들이 품고 있는 현실적인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기술력은 '인정'=이번 방문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진일보한 전기 버스 기술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장 걸림돌로 봤던 전기 버스의 주행거리, 배터리 지속성, 내구성 등이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BYD의 주축 모델이자 대중교통용 전기 버스 K9은 한번 충전으로 410㎞ 주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75㎞에 달했다. 장착된 배터리는 1만번을 충전하고 나서도 65%의 잔존용량이 보전됐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로 인증이 이뤄지면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록세, 취득세 등을 면제 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부여될 전망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저상버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인 ATS 강병조 총괄사업부장은 "아직 상용화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전기 버스의 기술력이 이렇게 높은 수준까지 도달한 줄은 몰랐다"면서 "전기 버스를 제주의 관문이자 출발점인 공항에 도입하면 회사의 경제성을 떠나 관광객들에게 청정 제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수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ATS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BYD의 전기 버스를 제주공항에서 시범 운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입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문제=기술력은 인정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자신들에게 놓인 '업계 특성'을 감안한 도입 계획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기차 도입은 버스나 택시 등 공공부문에 먼저 진행돼야 하는데, 제주에서는 개인 소유 차량에 지원정책이 집중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관광 버스 업계의 화두는 '잔존 가치'였다. 대개 관광 버스는 3년~5년을 주기로 교체가 이뤄지는데, 이때 중고시장에 내놔도 신차 가격의 80%가 보장된다. 하지만 전기 버스는 아직 저변이 넓지 않아 중고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불투명하다.

조영구 환상제주 투어버스 대표는 "수학여행 등 관광 버스 주요 고객들의 주안점은 '안전'으로, 버스의 연한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교체 시기가 빠르다"며 "전기 버스가 관광 버스 업계에 도입되려면 중고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에서는 충전시설 설치로 인한 차고지 면적 확대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기존 면적을 더이상 넓힐 수 없는 상황에서 전기 버스 충전시설까지 설치되면 차고지 포화 현상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강지윤 삼영교통 대표는 "기존 버스는 충전시설이 필요없기 때문에 벽돌을 쌓듯 차고지에 주차하면 된다"며 "그러나 전기 버스는 충전시설 설치가 필수이기 때문에 차고지 포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YD 한국 공식 딜러 업체인 이지웰페어 정은석 부사장은 "이번 업계 관계자들의 방문이 제주의 상황을 보다 자세히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제주 실정에 맞는 판매 계획과 혜택을 만들기 위해 BYD와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4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