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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으로 읽는 제주예술사](7)산남지역의 초기 공연장
읍민관서 움튼 싹 서귀포시민회관에서 꽃 피우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07.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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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민회관 전경. 산남지역의 대규모 공연장으로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무대가 이어졌던 곳이다. 진선희기자

1981년 시승격… 남제주군민회관서 서귀포시민회관으로
서귀포시립합창단 창단 발표 등 서귀포 예술계 태동 현장
현재 서귀포문화원 입주해 문화학교 운영 등 동호인 양성

제주 안에도 '문화 격차'가 있다. 공립미술관·공연장이 많을수록 문화 행사 빈도가 높다. 제주도가 펴낸 '창작여건 개선을 위한 문화생태지도 구축사업 보고서'(2015)를 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문화공간 수가 차이를 보인다. 박물관·미술관의 경우 서귀포시 동지역이 22개로 제주시 동지역(16개)보다 많지만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을 합치면 제주시가 24개로 서귀포보다 5개 더 있다. 공연 시설도 제주시가 동지역을 포함 20개로 서귀포시(11개)보다 9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시설이나 사업이 제주도청 소재지가 있는 제주시에 집중되었지만 서귀포에도 예술꽃은 피어났다. 속도가 조금 더뎠을 뿐이다. 서귀포시에 흩어진 공간과 그 흔적들이 그 점을 말해준다.

30년전인 1987년 12월 서귀포시민회관에서 창단 연주회를 펼치고 있는 서귀포시립합창단.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제주도, 2009)에 실린 사진이다.

▶읍민관 무대에 올랐던 '빠알간 피터…'=1960년 여름. 성악가 양윤선이 휴양차 제주를 찾았다. 당시 지역 신문은 벨칸토 창법으로 노래하는 그를 '우리나라 성악계의 진보(珍寶)'로 소개했다. 서귀포음악동호인회는 8월 8일 양윤선을 위한 독주회를 기획했다. 장소는 서귀읍민관이었다. 양윤선은 '아베마리아' 등으로 서귀포 관객들과 만났다. 서귀포에 이어 제주시 공연도 마련됐다. 광복절에 맞춰 같은달 15~16일 제주시 중앙극장 무대에 올라 성가곡, 한국민요 등 10여곡을 들려줬다.

샛기정공원 입구에 자리했던 서귀읍민관은 합창 발표, 연극 공연 장소가 됐다. 서귀포시민회관 등장 이전까지 산남 공연장 중 하나로 쓰였다. 1978년 1월 추송웅 모노드라마 '빠알간 피터의 고백' 서귀포 순회 공연장도 읍민관이었다.

서귀포시 도심에 들어선 서귀포관광극장, 서귀포삼일극장도 때때로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서귀포삼일극장은 1960년대말부터 1970년대말까지 성악에서 대중가요까지 여러 빛깔을 넘나드는 무대로 출렁였다. 서귀포관광극장 역시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가 지휘하는 무대부터 초등학교 학예 발표회까지 세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 공연이 이어졌다.

1980년대 들어 서귀포시민회관 시대를 맞는다. 서귀읍은 1981년 7월 1일 중문면과 통합해 인구 7만7117명의 서귀포시로 다시 태어났다. 서귀포시 승격에 맞춰 1972년 9월 문을 연 남제주군민회관이 서귀포시민회관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서귀포시민회관 내부에 설치된 서귀포문화원 홍보 자료.

▶김정문화회관 개관 전까지 대표 공연장=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서귀포시민회관은 연면적 1623㎡ 규모의 지상3층 건물이다. 산남 지역 유일의 대규모 공연장이었던 시설로 연극, 무용, 음악 등 여러 작품이 이곳을 거쳐갔다. 제주시민회관이 공연장으로 영화를 누렸듯 서귀포시민회관도 최근까지 전문 공연단체, 동호인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30년전, 서귀포시립합창단(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의 태동을 지켜본 공간이 서귀포시민회관이었다. 1987년 12월 12일의 일이다. 그해 11월 23일 63명의 단원으로 창단한 서귀포시립합창단은 한달쯤 뒤 서귀포시민회관에서 첫 걸음을 떼어놓았다. 서귀포합창단은 현재 서귀포예술의전당에 둥지를 틀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서귀포시민회관을 무대로 '꿈과 사랑'이 있는 합창음악을 이어왔다.

2004년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400석 규모의 김정문화회관이 지어지면서 서귀포시민회관은 차츰 공연장 기능을 잃어갔다. 공연 무대는 줄었지만 문화예술 동호인들의 발길은 여전하다. 서귀포문화원이 건물 2층에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서귀포문화원 문화학교를 수강한 인원이 28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배드민턴 동호인까지 합치면 한해 3만여명의 서귀포시민들이 이곳을 찾는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조례상 명칭이 '제주도민회관'으로 바뀐 서귀포시민회관은 머잖아 사라질지 모른다. 서귀포시 문화광장 조성과 맞물린 동홍천 옛 물길 복원 사업과 연계해 서귀포시민회관을 철거하는 방안을 세운 탓이다. 그 흔한 주춧돌 흔적마저 보기 어려운 서귀포시민회관. 어느 시절 서귀포 사람들을 위한 노래와 춤으로 채워졌을 그 공간이 이대로 잊혀지는 것은 아닌가.

서귀포 도심 기억 품은 공간 장기 보존·활용방안 찾아야
서귀포시민회관 철거 추진 속 옛 서귀포관광극장 활용 주목

초록식물이 건물 외벽을 뒤덮고 있는 서귀포관광극장은 그것만으로 오래된 도시의 기억을 일깨운다. 1960년대 극장 주변에서 유년 시절을 났던 서귀포 사람들이 초로의 나이가 되어 거리를 다시 걷는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추억이 깃든 극장 안에서 노래를 듣고 문화체험을 하며 세대간 교감을 나눈다.

서귀읍민관, 서귀포삼일극장, 서귀포관광극장 등 모두 아련한 이름들이다. 건물이 아예 사라졌거나 뼈대만 남아있다. 그나마 옛 기억을 온전히 안은 서귀포시민회관이 있지만 허물어질 처지에 놓였다.

건물 노후화로 천정이 뚫리면서 오히려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서귀포관광극장에서 주말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진선희기자

그래서 문닫았던 서귀포관광극장의 활용이 값지다. 서귀포시는 도심 유휴건물이었던 서귀포관광극장을 2013년 9월부터 임차해 주변 이중섭거리, 작가의 산책길과 연계한 종합문화공간으로 가꿔가고 있다.

서귀포관광극장은 애초 안전진단 용역에서 D등급을 받았던 건물이다. 지은 지 50년 이상된 건물로 보수·보강이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보강 공사를 거쳤다. 2014년 12월부터 한달 정도 건물 보수 공사를 진행한 서귀포관광극장은 2015년 4월 재개관한다.

현재 서귀포관광극장은 지역주민협의회에 민간위탁해 공연,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다시 문을 연 서귀포관광극장의 첫 해 방문객은 3만2000명이 넘었다. 올 들어서도 서귀포관광극장에서 열린 정기공연과 기획공연을 찾은 관람객이 4000명에 이른다.

서귀포관광극장 임차 기간은 2018년 9월까지 5년간이다. 내년에 기간이 종료되면 소유자와 다시 재계약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서귀포관광극장을 포함 장기적으로 서귀포시 원도심의 상징적 건물을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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