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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
[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4)유서영 제주청년네트워크 상임대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좀 잘 먹고 잘 살면 안되나요?
유서영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6.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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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다며 그가 손을 들었다. 다소 빠른 말투로 이런저런 이야길 풀어냈다. 그중엔 제주방언으로 '뺄라진' 사람들을 마냥 고운 시선으로 쳐다보지 않는 지역의 현실을 언급한 대목도 있었다. 제주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활동하는 젊은 기획자로서 지역의 풍토를 반영한 문화예술 활동이 필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발언처럼 들렸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UCLG 세계문화정상회의 청년문화예술포럼에 참여한 제주청년네트워크 유서영 상임대표. 콘텐츠 크리에이티브그룹 일로와제주에서 '바람콘서트'기획팀 등으로 활동하는 그는 제주에서 또래 청년예술가들과 만나며 일을 벌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2014년부터 시작된 바람콘서트도 젊은 음악가, 청년기업, 후원업체가 함께 만드는 공연으로 지역의 청년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무대다.

기획자는 흔히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기획, 홍보, 마케팅 등이 얼마나 여물었느냐에 따라 예술을 먼 동네의 일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일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문화예술 기획도 '문화예술의 섬 제주'를 떠받치고 있는 든든한 기둥이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문화예술의 섬 제주에 묻다]

지난 1월 청년예술 난장토론 현장에서 겪은 설움 쏟아져

창작자와 관객 잇게 만드는 기획자 저작권 등 보장해야



예술인이라면 으레 가난해야 할 것 같고, 자본에 구애 받지 않아야 할 것만 같다. 예술인이라면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 예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렇다.

사실 문화예술활동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고정 수익이 담보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지 않거나 혹은 기본적인 생활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업으로 활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전업이라면 예술활동 이외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특히 갓 대학을 졸업해 아마추어와 기성 예술가 사이에 '낀' 청년예술가의 경우 더욱 그렇다. 2011년 '남는 밥 좀 있으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나리오 작가 고(故) 최고은도 서른 둘의 청년이었다.

유서영 대표가 지난해 제주청년네트워크 기획으로 엣 제주대병원에서 열린 '응답하라 2030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서영씨 제공

지난 1월, 제주청년네트워크 주최로 우리는 '문화예술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청년문화예술 난장토론회를 벌였다. 19살부터 34살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말 그대로 난장 토론을 벌였는데, 거기에서도 가난한 청년예술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노래하는 한 청년은 어떤 축제에서 교통비만 받고 다음 무대 세팅 공백에 노래를 부르며 겪은 설움을 쏟아냈다. 행사 관계자는 돈도 주고 무대에 설 기회도 주었다며 생색을 냈다고 했다.

한 청년은 생계 문제로 예술활동이 어려워 지원이라도 좀 받아보려고 했더니 보조금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요구하는 경력도 까다로워 포기했다며 하소연했다. 그나마 지원사업이 있다는 정보라도 아는 정도면 상황이 그나마 좀 나은 편이고, 지원사업이 있다는 정보조차 알지 못하는 청년예술가들이 많다.

문화기획자의 노동을 가리는 표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애초에 기획자 임금을 잡지 못하게 되어있는 보조금 사업도 많고, 설령 기획을 한다 하더라도 기획에 대한 저작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난 배고프고 절박한 그런 예술가 아니에요. 내 시대는 아직 나를 위한 준비조차 안된 걸요." ('검정치마'의 노래 '난 아니에요'중에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한다', 혹은 '예술가는 가난해도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젊은 예술가를 더욱 궁지로 내모는 것은 아닐까. "가난해도 넌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 하잖아"라며 밥 좀 먹고 살아보려는 청년예술가의 하소연을 그저 불평불만으로 치부해버리는 건 아닌지. 문화예술하면서 밥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 좀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면 너무 과한 욕심인가.

사실 처음 한라일보 '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에 실을 글을 의뢰 받고서 한참을 고민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창작자들에 비해 나는 문화예술 기획자로 지내온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생각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이유는 나도 '예술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가끔 친구 밥도 사주는 그런 제주'에서 살기를 꿈꾸기 때문이다.<유서영·제주청년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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