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직후 중국인 제주 땅 대거 팔아

사드 보복 직후 중국인 제주 땅 대거 팔아
3월 한달간 157건·13만 ㎡매각…매입 규모 앞질러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후 중국인 불안심리 반영
  • 입력 : 2017. 05.28(일) 20:0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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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시작된 직후 중국인들이 제주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던 땅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개하는 '외국인 토지취득·처분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 간 집계된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 매각 건수는 157건으로, 전달(41건)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 3월 한달 간 중국인이 판 제주도 토지 면적은 13만212㎡로, 금액으로 따지면 306억1100만원에 달했다.

 2016년 1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이뤄진 중국인들의 제주도 토지 매매 현황을 월별로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수치는 건수나 금액 측면에서 최대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월에는 중국인들의 제주도 토지 매각이 매입을 앞지르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3월 한달 간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 매입 건수는 132건, 매입 면적은 1만㎡이였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85억100만원이다.

 최근 4년 사이 중국인들의 제주도 토지 매각이 금액이나, 면적, 건수 등의 주요 통계에서 매입을 앞지른 경우는 지난해 8월을 제외하곤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인들의 토지 매각 건수가 105건으로 집계돼 그달 이뤄진 매입(73건·1만694㎡) 규모보다 많았다. 매각 건수나 금액은 올해 3월보다 적지만 매각 면적(18만8206㎡)은 당시가 더 많았다.

 둘 사이의 공통점은 사드와 관련해 민감한 결정이 이뤄진 시기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은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 후보지를 발표한 직후이고, 올해 3월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사드 보복조치를 단행한 시기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13일 성주를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결정해 발표했고, 중국의 국가여유국은 올해 3월2일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한 회의에서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판매 금지를 지시했다.

 다만 4월 들어서부터는 이 같은 중국인들의 제주도 토지 매각 붐이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올해 4월 한달 간 중국인들의 제주도 토지 매각·매입 건수는 각각 34건(1만1468㎡)과 60건(2만6149㎡)으로 한달 만에 재역전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3월 중국인들이 도내 토지를 대거 팔았던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분석해봐야겠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상품 판매중단 조치로 제주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형성된 것이 아무래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편 올해 4월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는 총 2297만36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765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971만6112㎡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428만6055㎡), 일본(243만2907㎡)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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