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검찰에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세번째로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채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서울구치소에는 최순실, 이재용, 김기춘, 조윤선 등이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도 이들처럼 2평 남짓한 독방에서 생활해야 한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는 대가로 433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 등 13가지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7일 혐의의 중대성, 증거인멸의 우려 및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가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30분쯤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했고, 8시간 정도 심문을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하며 그 결과를 기다렸다.
한편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1995년 내란혐의로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 뇌물 혐의로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검찰 차량에 타고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