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이용 어려워… 접근성 제고 필요성 강조
제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조사연구와 자료축적 등이 이뤄지면서 제주학 자료를 결집시킬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실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학 연구성과와 함께 수요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정작 자료 접근과 이용에 대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제주학 연구 및 시민서비스 제공에 대한 인식이나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주학이 지역공공자산이라는 인식이 차츰 높아가는 시점에 앞으로 제주학 연구·활용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어떻게 수립해 나가야 하는 지를 시사해주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가 최근 펴낸 '제주학 시민 향유 실태 및 수요조사'(현혜경·김대호) 보고서는 제주학 관련 향유 경험이 있는 시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제주학과 시민 향유의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지역학 관련 많은 단체들이 시민 향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역학에 대한 실태 및 수요 조사 등은 없었다는 점에서 국내 지역학 연구에서 최초 실시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학 자료를 결집시킨 아카이브 자료실 필요성은 응답자의 92.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제주학 관련 시민활용 및 체험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2%가, 제주학 연구자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은 70.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제주학 관련 자료들을 결집한 공간의 필요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제주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제주학 자료 접근에 대한 어려움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석은 제주학 관련 기초 자료의 시민서비스 제공 만족도 조사에서 불만족하다는 부정적 응답(47.5%)이 만족한다는 긍정적 응답(9.4%)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제주학 아카이브실은 유실위기에 놓여 있거나 산재되어 있는 제주학 관련 자료들을 하나의 공간에 결집시켜 놓음으로써 제주학 관련 자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학 연구결과물 활용 중요성에 대한 인식 및 만족도 조사에서 활용 중요도는 응답자의 80.6%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만족도는 불과 응답자의 10%만 만족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작문화예술, 문화관광산업, 교육·학술자원에서의 활용 중요도와 만족도를 묻는 세가지 항목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활용 증대를 위한 방향으로는 문화시설에서의 제주학 강연 및 체험프로그램 확대, 언론 등을 통한 제주학 홍보 등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지역의 공공자산으로서 제주학에 대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민 향유 확산의 기반과 더불어 양질의 연구결과물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제주학 학문 후속세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