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 환경이 미래다(32)] 16. 생물주권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상)

[청정과 공존 제주 환경이 미래다(32)] 16. 생물주권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상)
제주 생물자원 보고?… 부끄러운 자화상
  • 입력 : 2016. 08.3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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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물정보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것은 1847년 제주에서 발견된 '제주홍단딱정벌레'(왼쪽)부터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발견한 양치식물 '긴다람쥐꼬리'를 신종으로 발표하면서 4만5295번째 종으로 추가했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지구촌 '종자주권시대' 핵심요소
육·해상 생물자원 정보구축 안돼
대부분 기존 8500여종 자료 인용


제주는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하는 '생물자원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섬이라는 특수성과 한라산, 곶자왈 등의 영향으로 제주에 다양한 생물이 생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물정보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것도 1847년 영국 군의관 아담스(A. Adams)가 제주에서 발견한 '제주홍단딱정벌레'를 영국 학자 테이텀(T. Tatum)이 처음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생물주권시대에 체계적인 보전과 이용을 위해서도 육·해상 생물자원에 대한 정밀한 정보 구축은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렇다면 제주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자원이 있을까. 각종 보고서에는 육·해상 생물 종 8000~850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인용돼 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매우 다른 기록이다. 이보다 훨씬 많은 생물자원이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은 데 따른 오류가 일반화된 사실로 잘못 알려져온 것이다.

▶제주 육·해상 생물자원은? =이를 뒷받침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테크노파크(이하 JPT) 생물종다양성연구소가 최근 '제주지역 생물자원 종합관리 전략개발' 최종보고회에서 발표한 제주 생물 종 현황자료에서다. 제주도의 의뢰로 진행중인 이 용역의 과업 중 하나가 제주 생물자원의 종(種)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생물종은 9787종으로 정리됐다. 2015년 기준으로 기존자료에서 인용돼 온 8553종보다 1200여종이 추가된 것이다. 연구진이 국립생물자원관과 공동으로 제주지역 생물종목록집 '척추동물편', '관속식물편', '해조류편'을 정리하면서 조사한 결과다.

제주 생물 종 현황 자료에 이처럼 큰 차이가 빚어진 것은 기존의 자료에는 700여종에 이르는 어류 목록마저 빠져 있었고, 일부 분류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헌 자료가 2006~2012년도에 만들어진 것이며, 그리고 제주 전역에 대한 자료보다는 한라산과 곶자왈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된 조사에 의한 자료를 인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나마 JTP 연구진의 노력으로 결실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종철 전임 연구원은 "제주 생물 종 목록이 집대성될 경우 생물 종 수는 1만5000여종에 이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 種목록 작성
1200여종 추가해 9700여종으로
생물자원 집대성 위한 조치 시급


실제로 어류는 물론 육상동물과 관속식물류, 녹조류, 홍조류 등 식물계, 갈조류의 종 수가 많이 추가됐다. JTP 연구진은 국가 생물종 목록집과 문헌조사, 관련 기관이 확보한 표본 확인 등을 거쳐 이같이 제주에 분포하는 생물 종을 정리했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3월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식물 4만5295종의 정보를 담은 총 33권의 '국가 생물 종 목록집'을 발간했다. 지난 1996년 기록 종수인 2만8426종에 비해서는 1만7000여 종이나 늘어난 것이다.

▶생물자원 정보 아직 멀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추가로 확인되고 있는 생물 종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20년에는 6만 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토의 면적과 위도가 비슷한 일본과 영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생물 종 수는 미확인된 생물까지 포함해 모두 10만 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생물자원을 정리하는 기준인 19개 분류군 가운데 선태류, 규조류, 지의류, 남조류, 세균류 등 절반이 넘는 10개 분류군에 대한 생물 종 정보가 매우 미미해 제주 생물 종 목록을 체계화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네스코 트리플크라운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보호지역인 제주가 가장 기본적인 생물자원 정보조차 구축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제주 생물자원 집대성을 위한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제주 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김창숙 소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2·3단계를 거쳐 정보가 미흡한 분류군에 대한 종목록집을 작성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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