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화활동가 5인, 한자리에 모인 이유?

제주 문화활동가 5인, 한자리에 모인 이유?
22일 제주포럼 문화세션서 문화토크 진행
토크콘서트 형식...제주, 문화를 이야기하다
  • 입력 : 2015. 05.22(금) 15:19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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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대립과 갈등을 해결할 열쇠를 문화에서 찾아보기 위한 제주포럼 마지막날인 22일 열린 문화세션에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5명의 '문화 활동가'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사회를 본 우상임 자작나무 숲 대표까지 포함하면 6명이다.

 이들은 '평화의 섬 제주, 문화를 이야기하다'주제로 평화의 섬 제주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풀어 놓아 관심을 모았다. 낮은 곳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지역에 문화공간을 꾸리고 곶자왈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달라지고 있는 제주의 오늘'을 이야기했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자연스레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문화세션은 이전과 달리 격식을 다소 덜어낸 느낌이었다. 참가자들에게 준 선물은 '말똥과자'였다. 사실은 '말똥'모습처럼 쌓아두고 나눠주려 했지만 결국 '비닐봉지'에 얌전히 담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문화'였던 형식에서 벗어나려 다양한 시도를 꾀했다. 문화활동가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이랬다.

▶정신지 인터뷰작가=제주의 할망을 꾸준히 인터뷰해오고 있다. 한마디로 보물찾기다. 70, 80년을 살아오신 할망 하르방들과 이야기를 해 봐라. 여행을 해서 세계관이 넓어질 수도 있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 세계관에 깊이가 생긴다. 경험하지 못한 ‘곳’을 찾아 여태껏 달려왔다면, 지금 나는 경험하지 못한 ‘시간’을 여행중이다. 그러면서 '제주의 할망이 희망'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 이름 없는 서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는 일이며, 제주의 할망과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며 희망을 찾고 현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런 사우스콧 제주위클리 영문편집장= 매일이 새로운 경험이다.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제주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에 영자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은 제주의 지역문화로 부터 단절되어 있다. 그들을 지역문화로 초대하고, 지역문화를 세계로 연결하는 다리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제주의 신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가 되기도 한다. 예술인들이 지역문화를 깊이 알아가고 끌어안고 있기에 제주의 문화가 발전적이다. 올레길은 착한 여행의 좋은 비전을 제시한다. 지금 제주는 기로에 서있다. 지역사회의 발전이 자연스런 속도로 가지않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아직 기회가 있을때 제주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제주의 이미 가치가 있다. 거기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 것은 오만일 수 있다. 제주는 박제된 문화를 진열해 놓은 박물관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박소연 로컬푸드요리사=행복한 요리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이야기를 전하는 요리사가 되었다. 음식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고 맛과 양에만 집착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고 싶다. 생태순환이야기를 담은 과자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다를 것이다. 말똥과자는 자연생태 순환과정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과자로, 좋은 음식을 함께 즐기면서 공존을 알리고자 한다. 소셜 다이닝 행사를 열고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와 연결되어 있는 공동생산자이다. 건강한 농장에서 행복한 식탁까지의 과정 및 자연과 사람을 아우르는 생태의 순환을 이해하며 지역사회와 자연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음식문화가 자리 잡을 때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회발전이 가능하다.

▶김범진 문화공간 양 관장,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문화공간 양을 통해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만났다. 주민들은 예술가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고 예술가들은 주민들을 이해하게 됐다. 마을사람들은 예술의 향유자 소장자가 되었다. 마을의 역사를 예술로 기록하고 있다. 마을의 행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역사를 지켜가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치유하는 것을 고민한다. 협업과정에서 문화예술의 공동체를 제안한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에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과 대대로 그곳에서 살아온 마을사람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예술을 즐기는 상호교류 속에,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정체성이 더욱 선명해지고 동시에 새로워지며 공동체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지영 곶자왈 환상숲 해설가=잘나가는 연구원 활동을 접고 10년만에 제주에 내려왔다. 뇌경색이었던 아빠의 아픔을 치유했던 곶자왈이 다시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곶자왈이 소중한지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숲을 읽어주는 여자'가 됐다. 숲은 아버지를 낫게 했고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했고 가족을 모이게 했다. 숲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숲을 읽어준다. 숲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지켜야 할 가치가 있으며,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고 보존,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을 때 인간의 삶이 보다 온전하고 건강하게 영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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