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노인성' 콘텐츠 개발 손놨나

서귀포시 '노인성' 콘텐츠 개발 손놨나
  • 입력 : 2015. 03.10(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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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 상징 서귀포에서 가장 잘 관측
고려·조선시대 '나라 평안기원 노인성제'
국가제사 복원 추진 등 민간 노력과 대조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노인성(老人星·Canopus). 서귀포는 우리나라에서 노인성이 가장 잘 관측되는 지역이지만 이같은 콘텐츠 개발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극성(南極星),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 수성(壽星), 남극수성(南極壽星), 수노인(壽老人)과 같은 별칭을 지닌 노인성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겼다. 중국만이 아니라 고려·조선시대 때 국가에서 나라의 평안과 백성의 건강한 삶을 기원하는 노인성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성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국토남단인 제주다. 그 가운데 남쪽이 트여있는 서귀포 지역에서 가장 잘 보인다. 옛 사람들은 '서진노성(西鎭老星)'이란 이름으로 서귀진성에서 바라보는 노인성을 영주12경의 하나로 꼽았고 제주에 가면 꼭 이 별을 보고 수명이 늘어나길 간절히 바랐다.

노인성이 이처럼 역사적 의미를 품고 있지만 서귀포시는 이를 알리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서귀포천문과학관에서 노인성이 잘보이는 2~3월에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2013년부터 서귀포봄맞이축제의 주요 행사로 남극노인성제를 봉행해온 민간 조직인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는 이를 국가제사로 복원·재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려시대 국가제사로 개성 남교에서 노인성제를 지냈고 조선시대에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라 노인성제를 올리는 내용이 '세종실록'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인성제는 중종 이후에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는 올해도 축제 첫날인 이달 20일 오후 7시 이중섭공원에서 남극노인성제를 봉행할 예정이다. 국가차원 궁중의례 재현의 시발점으로 삼고 지속가능한 무형문화유산으로 이어갈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봉행에 앞서 남극노인성제 재조명을 위한 전문가포럼도 열린다.

이와관련 윤봉택 서귀포예총 회장은 "노인성은 불로초와 더불어 청정환경 도시를 표방하는 서귀포시의 경쟁력있는 문화콘텐츠로 키울 수 있음에도 행정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며 "문헌 고증 등을 통해 웰빙시대에 맞춘 노인성 활용 문화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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