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영등굿에서 황해도 내림굿까지

제주도 영등굿에서 황해도 내림굿까지
제주 출신 사진가 김수남 무속사진 조명
  • 입력 : 2014. 09.01(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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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영등굿. 1982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촬영됐다.

오늘 개막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서 전시

전국의 굿 현장을 다니며 무속의 세부를 기록했던 제주출신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수남(1949~2006). 그가 촬영한 무속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이달 1일 개막해 11월 23일까지 진행되는 '미디어시티서울'을 통해서다.

박정희 정권 말기 새마을운동이 전국을 휩쓸고 있던 때, 도시와 농촌 어디에나 편재하던 한국의 무속과 굿은 근대적 산업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낙인 찍혔다. 사진 기자로 활동했던 김수남은 이같은 무속에 대한 말살 정책을 목격하면서 사라져가는 한국의 전통 종교이자 문화로서 무속 현장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20년 이상 전국을 돌며 무당과 신자들의 모습, 한반도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진 제례로서 무속을 기록해나갔다.

이번 전시엔 김수남의 유작전 '한국의 굿: 만신들 1978-1997'에 나왔던 40여 점의 흑백사진 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타계하기 직전 자신의 대표작으로 선정해 친필 서명을 남긴 작품들이다. 산자를 위한 굿, 죽은 자를 위한 굿, 무당 자신을 위한 굿 등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뉠 수 있는 한국의 굿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 영등굿에서 황해도 내림굿까지 한반도의 굿을 망라한 사진들엔 지금은 그 자취가 거의 사라진 한국 무속 신앙의 원형이 생생히 담겼다.

한편 미디어시티서울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다. 2000년부터 시작돼 2년마다 열리고 있다. 동시대 예술을 중심으로 과학, 인문학, 테크놀로지의 교류와 통섭을 기반으로 제작한 미디어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로 8회째인 이번 '미디어시티서울'은 '아시아'를 화두로 삼았다. 아시아의 역사와 전통을 의미하는 '귀신', 냉전의 기억을 상징하는 '간첩', 여성과 시간을 비유하는 '할머니' 등 세 개의 키워드로 현대 아시아를 돌아보게 된다. 최근 영화 '만신'을 연출한 박찬경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지난 5월 아트스페이스씨 초청으로 제주에서 '제주해녀'주제전을 열었던 그리스 출신 미카일 카리키스도 전시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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