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침입종, 세계자연유산 위협

외래침입종, 세계자연유산 위협
제주생태계 뉴트리아의 먹성에 노출

  • 입력 : 2011. 02.14(월) 10:11
  • 고대용 기자 dyk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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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침입종이 제주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은 "제주도에 분포하는 크고 작은 산림습지의 역할과 연계하여 중산간지역을 조사하던 중 표선면 소재 백약이오름 인근에서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외래 침입종인 '뉴트리아'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육안으로 4마리의 뉴트리아가 확인됐고 조사팀의 출현으로 멀리서 도망가는 개체가 관찰된 것으로 보아 더 많은 개체가 서식할 것으로 추정된다.

권 박사팀은 "뉴트리아는 주로 늪이나 저수지 같은 대규모 습지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장소는 중산간지역 목장 내에 위치한 작은 배수로 형태의 습지에서 서식하고 있어 이례적이며 심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권 박사팀은 이어 "이번 발견으로 인해 방치되고 있는 중산간지역 내 산림습지나 목장지대의 작은 웅덩이 형태의 습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고, 뉴트리아가 잡식성이지만 주로 식물을 즐겨 먹기 때문에 식생의 교란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 습지 주변에 대한 식생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박사팀은 또 "2월11일 산림습지와 연계하여 중산간지역 목장이나 오름에 위치한 습지를 조사하던 중 표선면 소재 백약이오름 인근 목장지역의 습지에서 4마리의 뉴트리아를 발견했으며, 이들 뉴트리아는 눈이 쌓인 습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목장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뉴트리아는 발가락에 물갈퀴가 있어 주로 물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넓은 저수지나 늪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산간 지역의 작은 웅덩이와 배수로 형태의 습지에서 발견돼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뉴트리아의 발견은 중산간 지역 숲, 목장, 오름 등에 산재한 작은 웅덩이들이 조사나 연구에서 제외되기 쉬운 현실에서 이들의 출현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큰 사건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면서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제주의 자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트리아(nutria, Myocastor coypus)는 뉴트리아과의 동물로서, 몸길이는 100cm 정도인데 꼬리가 절반을 차지하여 쥐처럼 보인다. 귀가 작고, 뒷발에는 물갈퀴가 있다. 호수, 늪, 강가의 둑을 따라 생활하며 물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수영에 능숙하고 잠수도 잘하며, 물속의 식물을 먹고 산다. 우리나라에는 약 20년 전에 모피용으로 사육되기 시작했으며 남아메리카 남부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혹독한 추위로 인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0 여 년 전부터 야생에 적응하여 생존한 개체들이 발견됐으며 심각한 생태계 교란 및 농작물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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