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광극장 철거, 서귀포 ‘문화도시’ 맞나

[사설] 관광극장 철거, 서귀포 ‘문화도시’ 맞나
  • 입력 : 2025. 09.26(금) 00:30  수정 : 2025. 09. 26(금) 09:23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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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서귀포시 이중섭거리에 있는 옛 서귀포관광극장이 철거되면서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철거를 시작하자마자 근·현대 건축물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점 등을 내세운 건축사회 등 일부 단체의 반대로 잠정 중단된 가운데 오순문 시장의 철거와 관련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건축물의 존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순문 시장은 그제 브리핑을 통해 최근 이중섭미술관 신축공사 과정에서 관광극장 벽면 붕괴 가능성이 제기돼 5~8월 전문 용역기관에 의뢰해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결과 E등급이 나와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철거를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주민, 문화예술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아쉽지만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불가피하게 철거 및 신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다만 보다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데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추가 의견청취나 합리적 방안 마련 등 여지는 남겼지만 철거의 당위성만 강조했다.

서귀포관광극장은 1960년 준공된 지역 최초의 극장으로 1963년 문을 열었다. 지난 1999년 극장이 문을 닫자 서귀포시가 문화공간 활용을 목표로 2023년 공유재산으로 매입했다. '제주다운 건축상'을 수상할 정도로 가치가 높다. 아직 진행형이어서 단정할 순 없지만, 그 끝은 너무나도 허망하게 됐다. 섣부른 행정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 과정도 부족했고, 더구나 외벽을 철거하면서 공유재산 처분 심의도 받지 않았다. 이중섭미술관 신축 공사도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이 짧았다. 문화자산을 훼손하는 서귀포시가 제주 유일 문화도시가 맞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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