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 공간이지만,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공원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도내 언론에서 지적된 여러 문제점은 다음의 두 가지 인과(因果)로 정리된다. 정체성 훼손 및 행정 편의주의가 그것이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설립 취지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그 원인은 운영 구조의 불안정성이라는 것이다. 잦은 행정 조직 개편은 전문성과 일관성을 약화시켰고, 관리 책임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에 기반한 공원 운영이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다.
제주돌문화공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대안으로 '제주돌문화공원 재단' 설립안이 제기되고 있다. 공원 운영의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의 기반을 확보하고, 공원 설립 초기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제안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제주돌문화공원 재단 설립은 다음과 같은 세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성 및 자율성 확보=재단은 행정 조직의 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므로, 공원의 핵심 가치인 '돌'과 '제주 문화'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채용하고, 장기적인 비전 아래 운영할 수 있다. 잦은 행정 조직 개편과 담당자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운영의 일관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가의 주도 아래 공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제고=재단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출연금, 보조금 등을 지원받는 동시에, 자체 수익사업을 통해 재정을 확보할 수 있어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공공의 자금뿐만 아니라 민간의 후원, 기부금 등을 유치해 재정을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민간 참여 및 협력 활성화=재단은 공공성과 민간의 유연성을 결합한 조직 형태로, 기증자, 지역 예술가, 문화계 인사 등 다양한 민간 주체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공원의 운영 방향, 프로그램 기획 등에 민간의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도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
▷공공성 확보 및 투명성 제고=재단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관리·감독을 받으므로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사회 등을 통해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운영의 주체가 명확해지므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행정 편의주의적 운영을 막을 수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재단 설립은 기존 행정 주도의 운영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공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재정 자립 방안 확보, 전문 인력 채용, 투명한 설립 절차 등의 선행 과제들을 함께 검토하며 추진해야 할 것이다. <김영호 한국박물관학회 명예회장·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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