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플라스틱이 넘치는 세상, 나무를 선택하는 이유

[열린마당] 플라스틱이 넘치는 세상, 나무를 선택하는 이유
  • 입력 : 2025. 07.16(수) 00: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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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절물자연휴양림의 목공체험장에 찾아온 한 아이는 "우와, 나무 냄새!"를 외쳤다. 부모는 웃으며 "요즘 이런 냄새 맡을 일이 없지"라 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너무나 많은 플라스틱으로 이뤄져 있다. 가볍고 싸고 튼튼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가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익숙해졌고, 그 결과는 바다를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아이는 그 익숙한 세상에서 낯선 나무 냄새에 감탄했다. 아이의 반응은 곧 질문이었다. "왜 우리는 더 이상 나무로 만들지 않죠?"

나는 종종 이 질문을 곱씹는다. 나무는 생명체다. 흔히 말하듯 '살아 있는 재료'다. 자라고, 숨 쉬고, 상처 입고, 다시 회복한다. 잘려 나가도 그 나무의 나이테는 시간의 흔적으로 남아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절물휴양림의 목공체험장은 잊고 있었던 재료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망치질을 하며 나무를 다룰 때 '만드는 기쁨'을 깨닫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투박하고 조금 삐뚤어도, 그 안에 나무가 지닌 따뜻함이 배어 나온다.

우리는 다시 나무를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재료의 선택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 관한 선택이다. 쉽게 만들고 쉽게 버리는 삶이 아닌, 손으로 만들고 오래 쓰며 함께 늙어가는 삶. 우리 사회도 지속가능하고 조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무의 방식'을 돌아봐야 할 때다. <정성화 제주시 절물생태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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