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도리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제주해양경찰관들에게 바다 생존 수영을 교육받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서 노 젓는거야. 할 수 있겠죠?"
30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해양경찰관 강사의 구호에 맞춰 평상복에 구명조끼를 갖춰 입은 아이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뛰어들었다. 물이 무서운듯 잠시 주춤거리던 학생들도 주변의 응원과 뜨거운 태양빛에 못 이긴듯 시원한 물 속으로 몸을 맡겼다.
이날 이호해수욕장에서는 도리초등학교 6학년 47명을 대상으로 바다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관하고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협력한 이번 교육에는 해양안전계, 특공대, 제주파출소 소속 해양경찰관 약 20명이 투입돼 안전 지도를 맡았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연안 안전의식과 수상 위기 대응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실습 위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차례로 물에 몸을 던지는 '이함' 훈련을 비롯해, 구명조끼 착용 후 물 위에 뜨는 자세, 이동법 등을 익혔다. 구조용 밧줄을 활용해 물에 빠진 친구를 구조하는 상황도 체험하며 위기 상황 대처법을 배웠다.
고민지 학생은 "수영장에서 훈련과 달리 바다에서는 진짜 생존수영을 배우는 느낌이었다"면서 "직접 파도를 맞으며 훈련을 받으니 무섭기보다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생존수영 교육 대상을 지난해보다 5곳 늘린 10개초등학교(분교 1곳 포함)으로 확대했으며, 김녕·함덕·이호 등 주요 해수욕장에서 실습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 관리와 인력 수급의 한계를 고려해 학생 수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교육은 사전 안전 교육과 기본 응급처치, 심폐소생술(CPR) 수업 등을 포함해 총 10차시로 운영된다.
김광수 교육감은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바다에서의 실전형 생존수영이 필요하다"며 "평상복 그대로 훈련하며 물에 대한 조심성과 자기 보호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에서의 교육을 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하고 싶지만, 안전과 예산 등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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