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제주시 삼도1동주민센터에서 제주도의 '전농로 사람중심도로' 용역 착수 보고회가 열렸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행정안전부의 생활권 보행 환경 종합 정비 사업 공모에 선정돼 '전농로 사람중심도로'를 추진하는 가운데 왕벚꽃 거리 특성을 살려 방문객 유입 방안을 고민해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잇따랐다. 가공 선로 지중화 공사 과정에 왕벚나무 가로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제주도는 지난 25일 저녁 제주시 삼도1동주민센터에서 '전농로 사람중심도로 조성 사업' 기본·실시설계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고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이 사업은 국비 등 70억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07km 구간의 전농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개선하는 내용이다.
이날 착수 보고회에서 한 주민은 "지중화 공사가 먼저 이뤄진다고 하는데 도로 가운데 땅속으로 터파기를 하다보면 왕벚나무 뿌리가 잘려나갈 수 있다"며 사전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버스나 대형 차량들의 왕벚나무 가로수 길 통행 금지를 건의했다. 왕벚나무들이 높이 자라 터널을 이루고 있어 이들 차량의 상부가 가로수에 걸릴 수 있다면서다.
한 주민은 "고령화 시대로 삼도1동에도 어르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도로 정비로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오도록 해야겠지만 중간중간 쉼터를 설치하는 등 어른들을 배려하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상가가 발전되려면 야간 관광도 가능한 지역이 돼야 한다. 상가들이 살아야 도로가 잘됐다고 인정을 받는다"며 "현재 밤 8시, 9시 이후엔 사람이 없다. 걷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아이템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 용역업체 관계자는 "지중화 공사 때 나무 뿌리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지금 전농로에서 가장 필요한 게 쉼터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앉아서 5분, 10분이라도 쉬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세심하게 계획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에서는 이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삼도1동과 삼도2동주민센터에 이 사업에 따른 주민 의견 수렴 창구를 운영한다.
전농로는 제주를 대표하는 벚꽃 명소로 꼽힌다. 제주시에 따르면 이곳에는 올 6월 기준 수령 60년 안팎의 왕벚나무 가로수 173그루가 분포했다. 다만 동공 현상 등 노령화로 인한 재해 위험으로 제거되는 나무들도 있다. 최근에는 2023년 4그루, 올 들어 1그루가 잘려 나갔고 이 중 4그루는 제주 왕벚나무로 수종을 갱신해 새로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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