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대한민국 어딘들 박정희 대통령의 손길이 안 미친 곳이 없겠지만 제주도 개발은 박 대통령이 가장 아꼈던 프로젝트 중의 하나였다. 박 대통령은 열악한 제주도의 인프라 개발과 잠재력이 있는 제주농업과 관광개발에 힘을 쏟았다.
우선 화산섬의 특성 때문에 식수가 귀했던 제주에 상수도 개발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1967~69년에 걸쳐 어승생과 성판악 수원지를 개발해 물이 귀한 중산간 지역을 포함 제주 전 지역의 식수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식수가 귀해 평생을 물 허벅으로 지어 나르느라 고생하던 제주 여성들을 물허벅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켜, 제주여성 해방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1960년대 벌써 세계 유명 컨설팅회사인 미국의 벡텔(Bectel)사를 통해 지금의 제주 관광개발의 비전을 제시하고, 신 제주개발, 제주대 캠퍼스 건설, 일주도로 확장과 포장 등으로 버려졌던 섬 제주를 천지개벽시켰다. 특히 1972~73년에 '제주도 관광종합개발계획'을 만들어 중문관광단지 조성을 시작했다. 지금의 제주 관광개발은 이때 만들어진 비전의 실천 과정이다.
특히 한라산 중턱을 횡단해 제주와 서귀포를 잇는 5·16 도로는 제주개발의 상징은 물론 대한민국 근대화 노력의 시발점이 됐다.
필자는 박 대통령의 고속도로 건설의 효시는 바로 5·16 도로이며 이 경험이 바탕이 돼 독일 방문 이후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간적 선후관계로 볼 때 5·16 도로는 사실상 경인·경부고속도로의 시금석이 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의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귤산업과 목축업 육성 등으로 농촌의 소득증대를 도모했다. 오늘날 제주도 경제의 밑바탕이 된 감귤 산업은 박 대통령이 "일본에서 감귤나무를 들여오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재일교포들의 헌신적인 묘목기증이 큰 힘이 돼 1965년부터 감귤 식재 붐이 일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김종필 씨가 개척한 서귀포 감귤농장에 '1억개의 감귤 방울이 제주도민을 먹여 살린다'는 억령위민(億鈴爲民)의 휘호를 하사하고 감귤산업을 제주농업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1972~73년에 걸쳐 이시돌목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래의 '방목 축산'에서 '목초지 조성 축산'으로 목장관(觀)을 완전히 바꿔 제주축산 진흥의 신기원을 만들었다.
이런 개발 노력과 함께 새마을 운동으로 4·3의 피해로 가난에 찌들었던 중산간 지역을 포함한 전 지역을 새로운 농촌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난을 피해 해안으로 대피했던 중산간 주민들을 귀향, 재정착할 수 있게 도왔다.
우리 제주도민들이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의 고마움을 생각한다)의 뜻을 안다면 유독 제주도를 사랑하여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보배로 가꾼 박정희 대통령을 위한 기념관이라도 지어 감사의 뜻을 표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좌승희 아주대 초빙교수·전 박정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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