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픔, 세계의 평화로 로마에 울려 퍼지다

제주의 아픔, 세계의 평화로 로마에 울려 퍼지다
24일 로마 대성당서 '제주4·3평화레퀴엠' 공연
로마 합창단-제주 어린이 중창단 합동 무대도
  • 입력 : 2025. 06.25(수) 11:10  수정 : 2025. 06. 25(수) 14:11
  • 오소범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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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로마 현지에서 열린 '제주4·3평화레퀴엠' 공연.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음악으로 승화된 제주4·3의 비극적 역사가 로마 시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제주4·3평화레퀴엠추진위원회, 제주도의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국제평화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한 '제주4·3평화레퀴엠' 공연이 현지 시간 24일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니 성당에서 펼쳐졌다.

25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제주의 비극적인 역사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번 공연은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해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문창우 주교,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을 비롯해 로마·바티칸 관계자, 로마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톨릭 레퀴엠 미사 음악과 제주어 자장가 '웡이자랑'을 결합해 제주4·3 추모의 의미를 담은 '제주4·3평화레퀴엠'을 공연했다.

이와 함께 로마오페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와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합창단원 등으로 구성된 '복스 인 아르떼(Vox in Arte) 앙상블'과 제주어린이 13명으로 구성된 중창단 '제주 유스코러스'가 협연한 무대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특히, 제주 유스코러스가 부른 제주어 자장가 '웡이자랑'과 제주 민요인 '이어도사나', '설운아기' 등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했다.

'제주4·3평화레퀴엠' 을 관람하는 시민들.

이날 공연은 미카엘 마르투시엘로(Michele Martuciello) 이탈리아 복스 인 아르떼(Vox in Arte) 협회 회장이 총기획을 맡았고, 제주 출신이자 4·3유족인 부종배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오페라극장 성악가가 연출을 담당했다.

오영훈 지사는 "유서 깊은 마르티니 성당에서 진행된 제주4·3평화레퀴엠 공연은 제주4·3이 세계 평화를 위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고, 전 세계 시민들에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알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상봉 의장은 "선종하신 프란시스코 교황께서는 2018년 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직접 전하셨다"면서 "이번 평화 레퀴엠이 전쟁이 아닌 평화의 시대를 여는 작은 울림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주4·3평화레퀴엠'을 작곡한 제주 출신 문효진 작곡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4·3영령들이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내고, 희망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천국의 삶을 꿈꾸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을 관람한 로마시민 알프레도 까시에이요(Alfredo Casciello) 씨는 "가톨릭 문화와 한국 문화가 혼합되면서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우면서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세계 평화라는 제주4·3의 비전도 매우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에 앞서 문창우 주교가 집전한 '한국을 위한 미사'.

한편, 공연에 앞서 문창우 주교가 집전한 '한국을 위한 미사'가 봉헌돼 제주4·3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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