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무더운 장마기간이 시작됐다. 오늘은 이런 무더운 여름날 특히 많이 문의하는 정맥질환 가운데, 손등 정맥에 관한 칼럼을 준비했다.
다리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생기는 하지정맥류와 달리, 팔이나 손등에는 정상적으로 혈관이 노출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질병인 경우는 거의 없다. 팔과 손등에는 다리에 비해 지방의 두께가 얇아 자연 그대로의 정맥혈관인데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손등정맥류를 가진 분들의 대부분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서 혈관이 돌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병원에 온다. 하지만 이것은 질병이 아니고 지방층이 얇아져 생긴 단순한 현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로 중년 이후 폐경기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손등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신체의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손등에 생긴 정맥류가 시각적으로 자신이나 타인에게 보기 싫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미용적 목적으로 혈관경화주사를 이용해 살짝 줄여주거나, 혈관 내 레이저 시술로 없애는 방법이 있다. 혈관 경화주사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나 최근에는 주된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손등에는 4~6가닥의 혈관이 있는데 한꺼번에 주사치료를 시행할 경우 혈전증이나 손의 부종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1주 간격으로 3~4회에 걸쳐 치료를 하게 되고 약 2개월 후부터 효과가 관찰된다. 영구히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통 7~10년 정도 후 재치료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미세혈전이나 염증과 같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비슷한 형태로 다리에 생기는 거미줄 모양의 울긋불긋한 망상형 또는 거미상 정맥류가 있다. 이것은 피부혈관의 특징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한두 군데씩 있다.
그런데 이 혈관들로 인해서 다리의 피로, 저림, 야간경련, 무거움, 부종등이 나타나면 초음파 검사 후 혈관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 때는 미용의 목적이 아닌, 증상을 동반한 다리의 하지정맥류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 혈관들만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연결돼 있는 복재정맥이나 관통정맥에 병적인 역류가 있는 경우에는 혈관 내 시술을 통한 복재정맥 교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재정맥의 교정 없이 가지혈관만 주사치료를 하는 경우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재발이 매우 흔하기 때문에 단독치료는 권고하지 않는다.
이렇듯 정맥질환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자세한 진료와 질병에 대한 이해, 그리고 경과관찰이 필요한 질환이다.
우리 도민들이 모두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올해 제주도의 장마는 꼭 필요한 만큼만 오면 좋겠다. <이길수 제주수흉부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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