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사랑의 표현"… 마르크 샤갈이 전하는 색

"예술이란 사랑의 표현"… 마르크 샤갈이 전하는 색
제주도립미술관 24일 마르크 샤갈 원화전 개막
'다프니스와 클로에' 등 흑색·다색 삽화들 시선
화풍 밀접한 제주 작가 강태석 예술세계도 조망
  • 입력 : 2025. 06.24(화) 17:31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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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제주시 제주도립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 마르크 샤갈 원화전에서 한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가 공개한 샤갈의 초상 사진도 전시되고 있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예술이란 사랑의 표현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24일 오전 제주시 제주도립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 전시장 초입에 쓰여진 이 문구처럼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미술 거장 마르크 샤갈(1887~1987)에겐 사랑은 창의성의 원천이자 원동력이었다. 이날 개막한 명화특별전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의 시작도 '사랑의 색'으로 채워졌다.

끌어안고 있는 연인, 활짝 핀 꽃, 순한 동물들. 총 6가지로 구성된 전시 중 첫번째 섹션인 '사랑을 노래하다'에는 이같은 샤갈의 그래픽 아트 작업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는 20세기 삽화북 '다프니스와 클로에'에 실린 42점의 석판화 작품들로 가득했다.

이 작품들은 샤갈이 유명 출판업자 테리아드로부터 그리스신화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 이야기 중 하나인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삽화를 의뢰받아 그린 것이다. 1952년 작업을 시작해 1000점에 달하는 색판을 10년에 걸쳐 제작한 만큼 까다롭고 세심한 과정을 거쳐 나온 그림들이다.

1961년에 출간된 이 삽화북에 실린 모든 작품이 국내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과 변화하는 계절,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낭만적인 사랑의 아름다움과 그것이 지닌 변화의 힘 등 삽화 연작 전체에 스며든 감정적 깊이와 시적 울림에 개막 첫날부터 발길이 이어진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오래 머물게 한 공간이기도 했다.

유화, 템페라, 과슈, 드로잉, 오리지널 판화, 아트북 등 총망라해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흑백 에칭과 목판화로 시작해 생동감 넘치는 다색 석판화 분야까지 그의 판화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1967년 출간된 '서커스'에 실린 다색 석판화 23점과 흑백 석판화 15점을 비롯해 니콜라이 고골의 '죽은 혼'에 실린 삽화들, 에펠탑·노트르담 같은 동경하던 파리의 상징적 랜드마크들을 그리움과 아름다움, 사랑으로 표현한 작품들,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을 보여주는 미디어아트 작품, 87세에 작업한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 삽화들도 전시된다. 또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마르크 샤갈 원화 전시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계적인 사진작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가 공개한 샤갈의 초상 사진 6점도 볼 수 있다.

24일 개막한 제주 작고작가전 '강태석: 열정의 보헤미안'. 박소정기자

이와함께 샤갈의 화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주 작가 강태석(1938~1976)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도 마련된다.

도립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에 마련한 제주 작고작가전 '강태석: 열정의 보헤미안'에서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강 작가의 시기별 작품들을 중심으로 미공개 작품 3점을 포함한 회화작품 89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1960년대 제주미술계에서 주목할만한 화가로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자기만의 조형세계의 구축해나갔다. 특히 화실 '아뜨리에 1964'를 열어 제주 최초의 학생 미술 동인인 '귤'을 비롯한 여러 미술학도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1960년대 제주 학생 미술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도립미술관은 이번 명화 특별전과 연계한 음악회 '샤갈의 바이올린'을 이달 29일 오후 4시 도립미술관 야외 무대에서 연다. 신(新)탐라 문화가 있는 날 기획 공연인 '재즈도(Jazz-Do)'와 연계해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에는 국내외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인 브랜든 최(색소폰), 박종성(하모니카), 차오원 뤄(바이올린), 고구레 히로시(기타)가 참여해 다양한 재즈 음악을 선보인다.

한편 마르크 샤갈 원화 특별전은 오는 10월 19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1만8000원(도민 대상 50% 할인)이다. 자세한 사항은 도립미술관 누리집 또는 전화(064-710-430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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