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건강&생활] 어릴 땐 운동장, 지금은 출근길: 반복되는 실신의 이유

[신재경의 건강&생활] 어릴 땐 운동장, 지금은 출근길: 반복되는 실신의 이유
  • 입력 : 2025. 06.18(수) 03: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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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25년 여름이 가까워졌지만, 예년보다 기온이 낮아 다소 의외다. 하지만 여름은 언제나 방심할 수 없는 계절이다. 갑작스러운 더위는 금세 찾아올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건강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흔히 여름철엔 식중독이나 장염 같은 질환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 글에서는 조금 다른 주제인 '어지러움'과 '미주신경성 실신'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이는 타 지역보다 기온이 높으며, 관광지 등에 인파가 많이 몰리는 제주에서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학창 시절, 한여름 운동장 조회 시간은 당연한 일상이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오래 서 있다 보면 여기저기서 쓰러지는 학생들이 종종 나왔다. 대부분 '빈혈인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경우는 '미주신경성 실신'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실신은 성인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안처럼 혼잡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제주에서는 여름철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밭일을 하거나, 관광지나 재래시장처럼 혼잡한 장소에서 오래 서 있을 때도 쉽게 유발된다. 갑작스러운 기립, 무더위, 긴장감이 겹치면 학창 시절과 마찬가지로 실신에 이를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자율신경계의 일시적 이상 반응으로 인해 혈압과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그 결과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실신이다.

보통 장시간 서 있거나 덥고 답답한 환경, 극심한 통증이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유발 요인이 된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며, 특히 여름철엔 더욱 자주 나타난다.

이 실신은 대개 예고 없이 갑자기 일어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전조 증상이 있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시야가 흐려지거나 먹먹해지는 느낌, 식은땀이 나거나 메스꺼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바로 앉거나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것이 실신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실신 직전에 울렁거리거나 구토감이 드는 것도 흔한데, 이는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며 소화 기능이 일시적으로 억제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반응이므로 대부분은 짧은 시간 안에 회복된다.

단,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하다. 실제로는 빈혈, 부정맥, 저혈당, 신경계 이상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처음 발생한 실신은 심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더운 여름, 단순한 증상처럼 보이는 어지러움 뒤에 의외의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증상의 양상과 빈도에 따라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신재경 365플러스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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