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제주4·3평화상 개렛 에반스... 특별상 강요배 화백

제5회 제주4·3평화상 개렛 에반스... 특별상 강요배 화백
개렛 에반스 호주 전 외교부 장관, 국제평화·인권 가치 구현 노력
강요배 화백, 4·3 실체 미술작품으로 재현 진상규명에 기여
  • 입력 : 2023. 04.26(수) 14:30  수정 : 2023. 04. 30(일) 04:24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왼쪽부터 제5회 제주4·3 평화상 수상자 개렛 에반스 호주 전 외교부 장관과 특별상 수상자인 강요배 화백.

[한라일보]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개렛 에반스(Gareth Evans·78)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제주4·3의 실체를 미술작품으로 재현해 세상에 알리며 4·3진상규명에 기여한 강요배(71) 화백이 받게 됐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출신인 개렛 에반스 전 장관은 변호사, 정치가, 외교관, 국제 활동가로서 호주 국내 정치활동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 국제 비정부기구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캄보디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캄보디아 유엔 평화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캄보디아 평화를 정착시킨 파리평화조약 체결에 기여했으며, 핵무기 확산 방지와 화학무기금지 등 평화를 위한 활동도 했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핵 확산 방지 및 핵무기폐기를 위한 아시아 태평양 지도자 네트워크(APLA)를 창설하고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광범위한 활동과 함께 수많은 저서와 학술논문, 보고서를 출간하며 학문적 노력도 병행했다.

4·3평화상위원회는 이러한 그의 노력이 4·3이 추구해 온 평화·인권·민주 등의 가치와 밀접히 연관돼있으며, 미얀마 사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인권이 경시되고 국가폭력이 만연한 오늘날 그의 4·3평화상 수상이 세계를 향해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특별상 수상자인 강요배 화백은 제주 출신으로 1980년대 부터 민중미술을 시작하며 역사적인 시각을 작품에 투영했다.

작품 '탐라도'(1982). '심경도'(1982), '장례명상도'(1983) 등을 통해 제주도의 아픈 역사와 현실을 구현하면서 줄곧 시대정신과 미학적 실천을 추구한 민중미술에 참여해 시대와 역사를 작품에 녹여냈다.

강 화백은 1988년 '한반도는 미국을 본다'는 주제의 동인전을 계기로 고향 제주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살아남은 사람들의 울분과 눈물, 그리고 침묵"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소설가 현기영이 '한겨레신문' 창간기념으로 연재한 소설 '바람타는 섬'에 삽화를 그리고 난 뒤인 1989년 고향 제주에서 4·3유적지 순례를 마치고 4·3 연작을 시작했다.

3년 여의 작업 끝에 1992년 서울에서 '제주민중항쟁사'전을 열었다. '항쟁의 뿌리', '해방', '탄압', '항쟁', '학살' 등 5개의 주제로 전시된 50점의 4·3 연작은 4·3을 전혀 몰랐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후 지속적인 전시를 통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작품이 거듭 추가돼 4·3연작은 80여 점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 1994년 제1회 4·3미술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4·3의 역사를 작품으로 다룸으로써 4·3미술을 이끈 선구자이자, 4·3미술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4·3평화상위원회는 26년 동안 이어진 4·3 연작 전시를 통해 미술을 매개로 4·3의 실체를 생생히 알린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요배 화백의 공적이 4·3평화상의 제정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5월 30일 오후 5시 메종글래드 제주 컨벤션홀에서 제5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4·3평화상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 5만 달러(한화 약 6600만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 달러(한화 약 1300만원)가 수여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94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