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모르쇠"… 4·3 재심 판사 정치권 향해 '쓴소리'

"당선 후 모르쇠"… 4·3 재심 판사 정치권 향해 '쓴소리'
4일 특별재심에 김경학 의장 참석하자
선거 때만 들락날락 정치인 겨냥 비판
  • 입력 : 2022. 10.04(화) 17:1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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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재심 재판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유족.

[한라일보] 제주4·3 재심 재판부가 도내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선거 때와 당선 이후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사상검증' 논란이 있었던 4·3희생자 66명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정에는 김경학(더불어민주당·구좌읍, 우도면) 제주도의회 의장이 참석해 무죄 선고를 요청했다.

김 의장은 "재판정에서 유족의 증언을 들으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내가 해야할 역할이 무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며 "재심 재판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절차다. 재판부의 선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부장판사는 "김 의장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선거 전·후 다른 모습을 보이는 도내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 실제 6·1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도지사를 비롯한 유력 후보들이 재심 재판을 방청하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장 부장판사는 "선거 때는 후보자들이 4·3의 완전한 해결을 언급하며 재심 법정을 찾았다"며 "하지만 당선 이후에는 찾질 않는다. 선거가 끝난 이후 법정을 찾은 정치인은 도의회 4·3특위 위원장인 한권 의원에 이어 오늘 김 의장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장 부장판사는 "오늘 재판에 나선 변호인은 조금 더 성의를, 검찰은 더 이해를, 지역정치인들은 조금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4·3 재심을 전담하고 있는 제주지법 제4형사부는 올해 3월부터 이날까지 직권재심 15회, 특별재심 10회 등 총 35회의 재심 재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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