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낮고 연구 부족" 제주도 중광미술관 왜 짓나

"인지도 낮고 연구 부족" 제주도 중광미술관 왜 짓나
[문화포커스]제주 저지 문화지구 용역 무엇을 담았나(중)
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에 "중광 모른다" 46% 설문 결과
  • 입력 : 2022. 02.15(화) 16: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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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도가 기증받은 중광 작품 일부. 왼쪽부터 '중광-옥수', '학', '난향'.

기존의 중광 작품 연구 부족 등 짚으며 가치 재조명 필요성도 언급
상설전 방향 '중광 재발견'으로… 향후 회화 작품 비중 확대 제시


제주도가 제주현대미술관 인근(저지리 2114-43) 부지에 짓겠다는 가칭 '중광미술관'에 대해 해당 작가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작가 연구 등은 미술관의 주된 역할 중 하나지만 그동안 제주도가 제주 출신 중광 스님(1934~2002)을 "한국의 피카소"라고 홍보하며 '작가미술관' 건립 당위성을 알려왔던 점을 떠올리면 험로를 예고하는 내용이다.

중광미술관 건립은 지난해 7월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대표가 제주도에 전시 공간 조성을 전제로 중광 스님의 작품 432점을 기증한 일이 계기가 됐다. 제주도는 제주도의회와 손을 잡아 협약을 체결하고 문화계 인사 등으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미술관 조성을 준비해왔다.

이번 '저지 문화지구 활성화 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서에는 과업 중 하나인 중광미술관 타당성 건립 타당성 조사에 따른 설문 결과 "중광을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46%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를 두고 용역진은 "1990년대 다각적이고 융·복합적인 예술활동을 한 선구자 중광의 삶과 작업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가 낮은 편임을 확인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광에 대해 충분히 알리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짚었다. "중광미술관이 저지 문화지구에 조성되면 도내 문화예술공간의 집적단지로서 새로운 문화적 거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또 다른 관광메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보고서의 전망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이에 용역을 발주한 제주도 문화정책과 측은 해당 설문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김창열미술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데이터의 객관성과 신빙성 등에서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으로 향후 중광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설문을 별도로 실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보고서에는 설문조사를 둘러싼 구체적 자료가 빠져있다.

보고서는 또한 중광미술관의 기본 방향을 "다양한 시도를 품은, 경계와 제약이 없는 미술관"으로 정하고 "중광의 재발견"에 중점을 둔 상설전시안을 내놨다. 한국미술사에서 중광의 작품과 삶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만큼 앞으로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장품 확보 방안에서는 향후 회화 작품의 비중 확대, 동시대 실험적 작품 발굴 등이 요구된다고 했다. 앞서 중광 기증 작품은 회화 25점, 대형도자 60점, 도자조각 127점, 도화·도자접시 59점, 병 47점, 다구 111점, 자료 3점이다.

운영은 김창열미술관처럼 제주도가 직영하는 방안을 담았다. 인력은 관장 1명, 학예연구사 1명 등 4명(공무직 포함 시 6명)으로 제시했다. 총 50억원 규모의 미술관 건립 사업비에 이어 연간 운영 예산은 5억6000만원으로 추산했다. 한편 제주도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지난 1월 말 문화체육관광부에 중광미술관 조성에 따른 '공립미술관 설립 사전 타당성 평가' 자료를 제출한 상태로 상반기 중 관련 심의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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