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발생한 대성호 화재 사고는 지난 2014년 6명의 사망자와 1명의 실종자를 낸 성일호 화재 참사와 묘하게 닮아 있다. 두 사건 모두 자체 구조 요청은 없었고, 선박도 똑같이 불길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로 만들어졌다.
19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대성호는 이날 오전 3시까지 차귀도 해상에서 인근 어선과 함께 조업을 한 것으로 확인돼 이 때까지는 아무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성호에 달린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신호가 이날 오전 4시15분까지 잡혔다가 사라진 것을 비춰봤을 때 사고는 이날 오전 4시를 전후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대성호가 자체적으로 구조 요청을 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초 화재 신고는 앞서 대성호와 함께 투망 작업을 했던 A호가 이날 오전 7시5분쯤 했다.
선박에 난 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선원들이 미처 신고할 겨를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사고 해역 인근에서 표류하다 사망한 선원은 구명동의를 입지 않았고 얼굴 등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건조된 지 17년이 된 대성호는 합성수지가 함유된 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만들어졌다. FRP 재질의 선박은 알루미늄 선박에 비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도 대성호에서 난 불길이 워낙 컸다며 접근 자체가 어려워 화재를 진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3월24일 화재 사고로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추자 선적 유자망 어선인 성일호(38t급)도 FRP 소재로 만들어졌다. 공교롭게도 성일호 또한 건조된 지 17년이 지난 선박이었다.
성일호 화재는 오전 1시30분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해경은 불이 난 지 3시간이 지난 오전 4시55분쯤에야 불을 목격한 어선의 통신내역을 청취해 사고를 인지할 수 있었다. 통신장비가 있던 조타실에서 불이 시작해 신고할 겨를도 없이 선원들 전원이 바다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사고로 성일호에 탄 선원 9명 중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