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는 제주형 대중교통 민낯만 드러내

준비 없는 제주형 대중교통 민낯만 드러내
정류장엔 'A4용지' 임시 시간표만 수두룩
개편 전후 버스노선·요금표 공존하는 곳도
  • 입력 : 2017. 08.27(일) 18:18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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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용지로 만든 임시 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붙어 있는 제주시내 한 버스정류장.

30년 만에 대수술한 제주형 대중교통체계가 26일부터 전격 시행되고 있지만 테이프로 붙인 'A4용지' 버스시간표처럼 준비 없는 교통행정의 민낯만 드러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시행을 16일 앞둔 지난 10일 제주특별자치도는 중앙로 우선차로제 구간 중 1구간(광양사거리-법원사거리) 개통시기를 10월 말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준비 부족으로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제주도는 "익숙하지 않아 시행 초기에 불편이 따를 순 있지만 모든 준비를 완료해 8월 26일 시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현재 도내 버스정류장 중에는 기본적인 노선안내도와 시간표조차 제대로 부착되지 않은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제주시 봉개동 등 외곽지 버스정류장에는 'A4용지'로 만든 임시 노선도와 시간표 10여장이 테이프로 부착된 채 남아 있어 아직 버스 시간표 탈부착 작업조차 시작되지 않은 곳이 부지기수임을 알려줬다.

 또한 제주시 각 중산간마을 버스정류장에는 8월 26일 대중교통 전면개편에 따른 '버스 시간표 탈부착 작업 안내문'과 함께 새로운 '버스 요금조정 안내문'이 청테이프로 나란히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해당 기간 양해를 바란다는 안내문에는 정작 작업을 언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내용이 없었으며, 일부 정류장에는 이들 안내문과 함께 종전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 요금 인상 안내문'도 함께 붙어 있었다.

 이날 제주시 봉개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씨는 "아직 시행 초기여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장단점을 말하긴 이른 것 같다"면서도 "노선과 시간표 안내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조차도 구축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행 첫날인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새벽부터 버스에 탑승해 승객들과 함께 교통 흐름을 체감하고, 불편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 지사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것은 바로 개선하겠다"며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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